현대차, 6억 아세안시장 공략 본격화…“일본차에 도전장”
정의선 “아세안 발전에 지속 기여할 것”…점유율 확보 위한 혁신방안 시도
2019-11-26 17:30:16 2019-11-26 18:29:29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에 연간 15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설립하기로 한 배경에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인구 6억명의 아세안시장을 놓치지 않겠다는 목표가 깔려 있다. 이 공장을 거점으로 삼아 현재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일본차에 도전장을 내민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현대차는 26일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함께 한 이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라며 “인도네시아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아세안 지역 발전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번 투자 결정은 아세안 각 국가별로 5~80%에 달하는 완성차 관세 장벽과 자국 자동차 산업을 보고하기 위한 비관세 장벽 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아세안 자유무역협약(AFTA)에 따라 부품 현지화율이 40% 이상일 경우 역내 완성차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이 주어지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공장을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세안 시장 진출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현재 아세안 지역 자동차 시장은 일본 브랜드가 90%가량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현대차가 중국, 인도 시장에서 부진이 지속되면서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26일 울산공장에서 인도네시아 정부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바흐릴 라하달리아 인도네시아 투자조정청장,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이원희 현대차 사장. 사진/현대차
현대차는 아세안 지역에서 일본 업체와의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적 방안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소비자의 주문을 받아서 제품을 생산하는 ‘주문 생산 방식(BTO)’ 방식을 적용한다. 온-오프라인이 연계된 판매 방식도 도입해 소비자들의 상품 구매 방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는 시장 환경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다.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옴니 채널(Omni Channel)을 현지 최초로 시도한다. 
 
아세안 지역 내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바탕으로 입지 강화도 모색한다. 동남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인 ‘그랩(Grab)’에 투자해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지역의 그랩에 ‘코나 일렉트릭(EV)’ 200대를 공급했다. 향후 인도네시아에서도 그랩과의 전기차 파트너십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간 신뢰관계 구축 및 교류 확대 분위기도 이번 투자 결정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 6월 일본 G20 정상회담에서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으며, 10월에는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실질적으로 타결됐음을 공동 선언했다. 
 
위도도 대통령은 지난해 방한 시 경제인 면담에서 정 수석부회장을 만났으며, 올해 7월에도 인도네시아에서 만나 상호 협력방안에 대해 깊이있는 의견을 나눴다. 당시 위도도 대통령은 “현대차는 가장 진취적인 회사로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다”면서 “인도네시아에서도 적극 투자에 나서 꼭 성공해달라”고 발언한 바 있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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