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영지 기자] 세월호 사고 당시 해양경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를 확정받은 홍가혜씨가 당시 수사가 위법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홍씨는 5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대한민국 외 3명을 상대로 1억원의 국가배상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홍씨는 "처음부터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이 아니었고, 법리상 명예훼손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아는 검찰과 경찰이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며 "체포·구속 과정에서 위법하고 부당한 수사를 진행했던 당시 경찰과 검찰, 대한민국의 책임을 묻기 위해 소장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어 "4년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재판을 받으며 거짓말쟁이로 세간의 비난을 받아 무죄를 받은 현재까지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석에 서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피고인석에 서야 하는 것은 제가 아니라 국가였음을 이 소송을 통해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울먹였다.
그는 또 "일반인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하는 것이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소송에서 이긴다면 앞으로 국가기관이 명예훼손을 남발해 일반인의 입을 막고, 언론을 통제하는 것을 최소한 줄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임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홍씨는 세월호 사고 직후인 2014년 4월18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해경이 지원해 준다고 했었던 장비며 인력이며 전혀 지원이 안 되고 있다"면서 "정부 관계자들이 '시간만 대충 때우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고, 허위 사실을 통해 해경 등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2심은 "홍씨가 당시 구조 담당자들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도 "법리 오해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무죄를 확정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인터뷰를 통해 해양경찰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무죄를 확정받은 홍가혜씨가 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접수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영지 기자 yj11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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