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추진된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최종 타결됐다. 현대자동차는 광주형 일자리 참여를 계기로 국내 경차시장에 재진출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현대차와 광주광역시는 31일 오후 광주시청에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지속 창출을 위한 완성차 사업 투자 협약' 최종안에 합의했다. 최종안은 이날 오전 광주시 노사민정 협의회에서 결의한 '노사상생발전 협정서' 및 '적정임금 관련 부속 협정서'를 토대로 마련됐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상당사자인 현대차, 지역노동계가 새로운 미래를 위해 뜻을 모아 소중한 결실을 맺게 됐다"면서 "광주시와 현대차간 체결되는 자동차사업 투자협약은 광주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국내 경제의 체질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역사적인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이 합의한 투자 협약에 따르면 신설법인인 자본금 2800억원 등 총 7000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광주시는 자본금의 21%인 590억원을 출자해 최대주주가 되며, 앞으로 1680억원 규모의 60% 지분에 대해서는 광주시가 지역사회, 산업계, 공공기관, 재무적 투자자 등을 유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19%인 530억원을 출자하며, 지분 투자자로만 참여한다.
신설법인의 완성차 위탁생산공장은 빛그린산단 내 약 62만8099㎡ 부지에 10만대 규모로 건설되며, 2021년 하반기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광주시청에서 광주형 일자리 협약식이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이용섭 광주시장, 이원희 현대차 대표,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의장과 손을 잡은 모습. 사진/뉴시스
현대차는 경영권 없는 비지배 투자자로 참여하며, 경차급 SUV를 신규개발 해 신설법인의 생산공장에 생산을 위탁하고 완성차를 공급받기로 했다. 이를 통해 지난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중단됐던 국내 경차시장 공략에 나서 점유율 확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신설법인 설립에 투자하기로 한 것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진출하지 못한 경차시장을 공략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현장에서는 점유율 회복을 위해 경차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면서 "그동안 국내시장을 위한 경차를 개발하려고 검토했지만 국내공장 생산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안돼 번번히 무산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광주형 일자리 전체 근로자 평균 초임 연봉이 3500만원 수준이고 노사상생 생산시스템을 활용한다면 경쟁력 있는 신차 생산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 내수 점유율이 50%에 육박했지만 2015년 39.0%로 40%대가 무너졌다. 이후 2016년 37.6%, 2017년 38.4%, 2018년 39.8%로 40%대를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는 경형 SUV 생산을 기점으로 점유율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국내 경차시장은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이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는 8만6063대, 한국지엠 3만9868대 등 12만7429대의 경차를 판매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경차시장은 지난 5년간 평균 16만대 규모로 전체 산업수요의 약 9%를 점유하고 있다. 2012년에는 연간 20만대 판매를 돌파해 내수시장의 13%까지 차지한 바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판매를 시작한 대형 SUV '팰리세이드'에 이어 2021년 하반기 경형 SUV까지 출시된다면 SUV 풀라인업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면서 "경형 SUV라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현대차의 국내 점유율도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시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주주 구성을 완료하기로 했으며, 향후 전체 투자자 모집이 완료되는 시점에 현대차를 포함한 모든 주주들이 참석하는 본 투자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현대차의 투자는 신설법인 설립 시점에 집행된다.
현대차와 광주시가 광주형 일자리에 최종 합의했다. 오른쪽부터 이원희 현대차 대표, 이용섭 광주시장,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의장.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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