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형진기자] SK그룹이 심혈을 기울여 진행 중인 프로젝트 사업구역에 KT가 네트워크를 구축,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서비스를 개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월 SK그룹과 SK텔레콤 등이 지난해 인천 송도신도시에 구축한 투모로우시티 내에 초고속인터넷과 유선전화 등 통신네트워크를 설치했다.
투모로우시티는 유비쿼터스 기반의 미래도시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인천 송도 신도시의 랜드마크 프로젝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방문하는 등 큰 관심을 기울이며, 해외 개척 프로젝트 모델 1순위이자 그룹내 미래의 먹거리 중 하나로 꼽는 장소이기도 하다.
콘소시엄을 구성한 SK텔레콤과 SK건설, SK브로드밴드 등은 투모로우시티내 건축 환경을 통신과 접목시키면서 융합형 최첨단 도시의 면모를 그대로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그룹에 공사를 의뢰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투모로우시티 발주 금액은 1000억원 수준이지만 총액 규모로 따지면 1300억원이 훨씬 넘는 규모가 투자된 것으로 알려진다.
SK그룹이 공을 들인 덕에 올해 우리나라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 일정 중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이 투모로우시티의 최첨단 서비스를 살펴보는 자리도 마련됐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SK가 설치한 통신서비스를 석연치 않은 이유로 문제삼으면서 KT 네트워크를 SK측 네트워크와 나란히 가설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올해 초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폐쇄회로TV용 네트워크 구축을 이유로 관련 초고속인터넷을 포함한 네트워크와 설비 구축을 KT에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 등 SK측은 자신들의 대표 시설에 경쟁사 네트워크 자체가 깔리는 것을 막기 위해 '설비 확충 등'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제안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최태원 회장이 관심을 기울였던 투모로우시티 구석 구석에 KT 네트워크가 깔렸고, SK 측은 손놓고 구경만 하는 신세가 됐다. KT가 설치한 네트워크는 인천자유경제구역청이 폐쇄회로TV용으로 사용하지 않더라도 투모로우시티 일반 입주사 등이 무선랜이나 초고속인터넷 등의 용도로 앞으로도 계속 이용하게 된다.
SK브로드밴드측은 "투모로우 시티가 SK그룹 사유물이 아닌 이상 경쟁사가 네트워크를 설치한다고 해서 특별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공식 반응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과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 등은 한동안 관련 사실을 그룹 내부에 보고조차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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