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경남 유일한 100만 인구를 자랑하는 기초자치단체인 창원에서 첫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공천에서 탈락한 안상수 전 시장의 무소속 출마로 보수표가 갈리면서 민주당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앞서 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남은 선거운동 기간 판세를 뒤흔들 변수로 보수 후보 간 단일화가 꼽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6일 정치권의 분석을 종합하면 창원시장 선거는 민주당 허성무 후보가 한 발 앞서고 한국당 조진래 후보와 무소속 안상수 후보가 그 뒤를 쫓는 양상이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도 이와 비슷하다.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실시한 창원시장 여론조사에서 허 후보는 35.3%의 지지율로 조 후보(19.5%)와 안 후보(17.0%)를 앞섰다. 같은 달 27일 경남M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선 허 후보 45.2%, 조 후보 22.9%, 안 후보 14.4%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창원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선거 초반부터 줄곧 1위를 달린 적은 과거에 한 번도 없었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까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원래 한 진영에 있었던 조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출마하는 ‘보수 분열’ 변수까지 생기면서 야권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 등 안 후보와 가까운 당 중진들이 창원을 찾아 후보 단일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오히려 양측이 단일화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조 후보 측 관계자는 “7일까지는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하는데 어렵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합의가 안되는 상황이다. 답답하다”고 전했다. 조 후보와 안 후보는 시민에게 투표에 의한 보수 단일화를 만들어 달라고 호소하면서 막판 역전승을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조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 없이 선거를 치를 경우, 허 후보의 승리를 전망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보통 단일화가 안됐을 때 기대하는 것은 어느 후보 한쪽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하지만 안 후보는 인지도가 높고, 조 후보는 한국당이라는 당 간판이 있기 때문에 후보 한쪽으로 지지세가 쏠리기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홍준표 대표 책임론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내에선 홍 대표가 현직 시장인 안 후보 대신 측근인 조 후보의 전략공천을 강행한 것이 현 상황의 발단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홍 대표가 경남지사를 했기 때문에 대구·경북은 몰라도 경남지사 선거는 선전했어야 하는 상황인데 자기 측근을 내세워서 어려워지면서 경남 선거에도 영향이 갈 것”이라며 “창원 패배는 다른 지역의 패배보다도 더 크게 본인 책임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민주당 허성무, 한국당 조진래, 무소속 안상수 창원시장 후보.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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