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신분증스캐너 도입 '시동'…KAIT, 입찰공고
공통기술 포함 표준 API 개발…"연내 유통망 도입 목표"
2018-03-15 14:30:44 2018-03-15 14:47:47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휴대폰 유통망에 다양한 제조사의 신분증스캐너가 공급되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는 지난 14일 '신분증 스캐너 공통 기술 표준 도입'과 '신분증 스캐너 공통 기술 표준 전산개발 감리' 입찰공고를 냈다. 공통 기술 표준 도입 공고는 다양한 제조사의 신분증스캐너가 유통망에서 원활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이 골자다. 제어 인터페이스와 OCR(광학적 문자 판독장치) 인식 등의 주요 공통 기술이 포함된 표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내용이다. 기술 개발이 완료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보유하고 공통 기술을 적용한 신분증스캐너는 유통망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KAIT 관계자는 15일 "공통 기술 개발 완료 시점은 8월 정도로 예상된다"며 "실제로 유통망에 공통기술이 적용된 신분증스캐너를 보급하는 것은 이동통신사의 전산시스템과의 호환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신분증스캐너를 유통망에 공급하는 방식은 미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통사의 신분증스캐너 무상 공급이 끝나 KAIT는 더 이상 장비 업체를 선정하지 않는다"며 "공급 방식은 이통사와의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통사 유통망에서 사용 중인 신분증 스캐너. 사진/뉴스토마토
 
신분증스캐너는 타인의 명의 도용으로 인한 대포폰 개통을 막기 위해 지난 2016년 12월 전국의 휴대폰 대리점 및 판매점에 전면 도입됐다. 신분증의 위조 여부를 가려내 본인 확인을 하는 역할을 한다.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2016년 12월 이전에는 각자 마련한 스캐너를 사용했다. 하지만 일부 대리점이 스캔 후 남은 이미지를 폐기하지 않고 도용하는 사례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인식한 신분증 이미지를 저장하지 않고 자동으로 삭제하는 기능을 갖춘 제품이 일괄 도입됐다. 
 
이후 제조사 보임테크놀로지의 제품이 휴대폰 유통망에 독점 공급됐다. 이통 3사로부터 신분증스캐너 운영을 위탁받은 KAIT는 당시 많은 유통망이 보임테크놀로지의 제품을 쓰고 있다며 보임테크놀로지와 수의 계약을 맺었다. 유통망에서 특정 업체 제품만 사용하면 사후 서비스(AS)와 재고 관리 등이 해당 업체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관계자는 "일부 유통망에서 신분증을 맡아 보관하거나 인터넷 약식 개통 등의 사례가 늘어 당초 노렸던 성과가 얼마나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많은 제조사가 신분증스캐너를 도입해 유통망 종사자와 소비자가 편리하게 개통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신분증스캐너 제조사 관계자는 "이번 공고는 복수의 신분증스캐너 도입을 위한 물꼬를 튼 것"이라며 "공통기술 개발사가 모든 장비를 의무적으로 테스트하도록 해 향후 실제 도입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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