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완성차 vs 기회의 수입차…올해 시장 지각변동 예고
완성차, 판매하락·지엠 등 위기감 확산…수입차는 전례없는 호황
2월 수입차 판매량, 완성차 업체들 추월 가능성
2018-03-05 15:49:52 2018-03-05 15:49:52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국내 완성차 업계와 수입차 업계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는 물론 전반적인 판매량 하락 등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다. 반면 수입차 업계는 수입차 30년 역사상 가장 큰 호황기를 맞으면서 판매량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수입차 업체 한 곳의 판매량이 완성차 업체 한 곳의 내수 판매량을 넘어서는 일까지 생기고 있어 올해 자동차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 국내 완성차 5개사는 지난해 글로벌에서 총 819만6053대를 판매했다. 이는 2016년 880만5779대보다 약 6.9% 감소한 수치다. 내수는 전년 대비 2.4% 줄어든 155만80대, 해외 판매는 무려 7.9% 줄어든 664만5973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량 하락은 물론 중국과 미국에서의 현대·기아차 판매량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완성차 업체의 판매량 하락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전년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던 완성차 5개사 총 판매량(61만3796대, 전년 동월 대비 0.4% 상승)이 2월 들어 또 다시 하락세로 전환했다. 완성차 5개사는 지난 2월 총 56만7919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62만9888대) 9.8% 감소한 수치다. 내수 판매는 10만5432대로 전년 동월(11만9612대) 대비 11.9%, 수출은 46만2487대로 전년 동월(51만276대) 대비 9.4% 하락했다.
 
완성차 업계의 전반적인 판매량 하락은 물론 최근 대형 이슈로 떠오른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인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지엠의 지난 2월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고, 근로자 1만6000여명 중 25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강제적인 구조조정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의 실사 및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앞두고 있지만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판매량 하락에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최근 판매량 부진을 겪고 있는 다른 완성차 업체로 위기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수입차 업계는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상승하고 있다. 2013년 15만6497대였던 판매량이 지난해 23만3088대까지 늘었다. 폭스바겐 등 디젤 게이트 여파로 2015년 24만3900대까지 늘었던 판매량이 2016년 22만5279대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지난해 다시 판매량이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매년 2~3만대 가량 차를 팔아온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차량을 거의 팔지 못했던 상황임에도 판매량이 전년보다 늘어 완성차 업체와 큰 대조를 이뤘다. 특히 지난해에는 포드코리아 등을 제외한 대부분 수입차 업체의 판매량이 늘었다.
 
수입차 업계의 판매 성장 분위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수입차 판매량은 2만1075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1만6674대) 대비 26.4% 상승한 수치다. 특히 벤츠는 7509대를 판매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6402대)의 내수 판매량을 넘어섰다. 수입차 업체가 완성차 업체 내수 판매량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차를 팔지 못했던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올해부터 전격 판매에 돌입한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집계되는 2월 수입차 판매량도 전년보다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대표 수입차 업체에서 차세대 모델 판매를 앞두고 기존 모델에 대한 대폭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어 판매량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완성차 업체의 2월 내수 판매량도 부진을 거듭하고 있어 2월 판매량에서도 수입차 업체가 완성차 업체를 넘어서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하고 쌍용차와 한국지엠, 르노삼성의 지난 2월 내수 판매량은 각각 7070대, 5804대, 5353대를 기록했다. 이는 수입차 업체의 월간 판매량과 비슷한 수치로 2월 판매량 상승이 예상되는 수입차 업체가 르노삼성뿐 아니라 한국지엠과 쌍용차 판매량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벤츠와 BMW는 지난 1월 국내에 각각 7509대와 5407대를 팔았다. 연말 전체 통계에서 완성차 내수 판매를 넘어서는 수입차 업체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2월에도 벤츠와 BMW의 프로모션이 1천만원 넘게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판매량이 상당히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2월 판매량으로 벤츠와 BMW 판매량이 완성차 업체인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을 따라잡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항 자동차 선적부두에 수출을 기다리는 차량(왼쪽)과 수입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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