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면세점 재승인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롯데 안팎에선 일본 롯데홀딩스가 한일 롯데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 회장의 입지가 흔들릴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1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신동빈 회장의 대표이사 사임건을 승인했다. 다만,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부회장직은 유지키로 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일본법상 이사회 자격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신 회장이 이번 사태를 무겁게 받아들였고, 구속 시 대표이사직 반납 의지를 표명해온 만큼 이를 이사회가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본 기업의 경우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받으면 최종판결 전이라도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관행으로 여겨져온 것도 신 회장이 사임을 결단한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의 경우 최종판결이 남아있지만 일본은 기소 시 대부분 유죄로 판결되기 때문에 이 같은 정서를 고려해 이사회 개최에 앞서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국 롯데그룹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99%를 보유한 일본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공동 대표를 맡아왔다. 하지만 신 회장의 사임으로 일본 롯데홀딩스는 당분간 쓰쿠다 사장의 단독 대표체제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신 회장의 구속을 기회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되면서 신 회장의 경영권이 흔들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구속된 직후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해임을 촉구하며 반격을 예고한 바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이번 사임으로 지난 50여 년간 시너지를 창출해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불가피하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롯데는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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