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뻣뻣함의 대명사로 불렸던 교육업계의 사내문화가 유연하게 바뀌고 있다. 효율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사회적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기업문화에서 탈피하는 방안을 적극 강구 중이다.
NE능률(구 능률교육)은 국내 교육기업 최초로 '스마트오피스'를 도입해 운영중이다. 모든 직원들에게 개인 노트북과 사물함을 지급하고, 당일 업무 특성에 따라 원하는 자리를 선택해 근무할 수 있는 자율좌석제가 기본 핵심이다. 부서 간 경계를 없어져 소통과 협업이 확대되고 이를 통한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E능률 관계자는 "업무 시간(Time), 공간(Office), 프로세스(Process)를 혁신해 회사와 직원 모두 최고의 경지(TOP)에 도달하자는 의미에서, 회사의 업무 방식을 'NE TOP'이라고 명명했다"며 "자율출퇴근제, 집약근무제 등 유연근무제를 확대 시행해 직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연하고 독특한 기업문화는 에스티유니타스도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임원 회의'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1200여명에 달하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ST포럼(전사회의)'을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한다. 회의 현장에는 경영진이 참여하고, 이를 그룹웨어를 통해 생중계해 누구나 시청할 수 있도록 했다. 그룹웨어 댓글을 통해서 직접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임직원 사이에 수평적 문화가 자리 잡도록 구성원 상호 간 '님'이란 호칭을 사용한다. 에스티유니타스 관계자는 "구성원 개개인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책임감과 자부심을 갖도록 회사의 모든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할 뿐 아니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며 "평등한 조직문화와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해 직원들이 최대한 즐겁게 업무를 즐기며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워라밸(삶과 일의 조화)을 중시하는 문화가 생겨나면서 몇몇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평적 기업문화를 도입하는 시도가 늘고 있지만, 유독 교육업계는 그런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교육업계의 보수적이고 정적인 기업문화는 사업 아이템에 큰 변화가 없는 특성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접목한 교육 콘텐츠 등이 늘어나면서, 교육기업들의 기업문화도 유연하게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NE능률 본사 안에 위치한 'V라운지'는 직원들의 업무와 휴게가 동시에 이뤄지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진제공=NE능률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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