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업계가 자재, 장비, 인력난 심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주택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건설사들의 아파트 분양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고, 현장에 인력난은 물론 장비와 자재 가격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 몇년간 분양물량이 증가하면서 건설 현장에 인력, 자재, 장비 등이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47개 단지, 2만4610가구(주상복합 포함)다. 이는 전년 동월 2만3436가구와 비교해 5%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2014년 8월 한달간 분양 물량은 9644가구를 기록한 뒤 2015년 1만8803가구, 2016년 2만3436가구로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8월은 분양 물량은 총 2만4610가구로 통계를 처음 도입한 2001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처럼 분양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의 일감도 늘어났다. 쏟아지는 분양 물량 탓에 분양 및 현장 실무 인력을 수급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심지어 현장 특수분야의 전문인력의 경우 높은 임금은 물론 쟁탈전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의 타일 줄눈 시공의 경우 베테랑은 일당 30~40만원도 받는다”면서 “인력이 없다 보니 과거보다 일당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여기에 골조에 들어가는 시멘트와 철근 등 건설 자재를 조달하기 어렵고, 가격도 치솟으면서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14년 연간 시멘트 출하량은 총 4370만톤, 2015년 5074만톤, 지난해 5500만톤 안팎이다. 이외에 철근, 형강, 강관 등 다른 건설 자재도 출하량이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건설 자재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에서만 2~3차례 가격 인상이 이뤄졌고, 최근 석고보드 등 내외장재까지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1분기 국내산 철근의 톤당 판매가는 62~63만원 수준으로 지난해 1분기 52만원과 비교하면 10만원 가량이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청과 하청, 또는 자재 납품사간 갑을 관계가 바뀐 지 오래라고 하소연 하는 건설사 관계자도 있다. 대형 건설사 한 임원은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공기를 맞추기 위해 노력하지만, 장비, 인력, 자재 등을 구하기 너무 어렵다”면서 “유례없이 일감이 몰리다 보니 입주 일을 맞추기가 빠듯할 정도”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현상 탓에 신축 아파트의 품질 하자 및 민원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는 칸막이별로 부실시공 등 감시를 꼼꼼히 하지만, 자연적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입주물량 증가에 대비해 하자보수 등 고객지원 담당부서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건설현장 인력의 인건비가 뛰고 수급도 빠듯한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인력 및 자재, 장비난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