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시장님, 저는 따뜻한 아메리카노로 부탁드려요. 시원한 거 말고요.”(서울시 직원) “따뜻한 아메리카노는 지금 준비 중이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일 바리스타로 깜짝 변신해 출근길 직원들에게 커피를 나눠줬다. 16일 오전 8시30분 서울시청 본관 1층 로비에서 직원들을 맞은 박 시장은 앞치마와 베레모로 복장을 제대로 갖춰입고 주문에 따라 분주히 커피를 내렸다.
이번 행사는 서울시 직원들을 위한 내부방송인 ‘소통방통’ 900회 기념 이벤트로, 이날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아이스티(각각 온·냉)가 1200잔 준비 돼 직원들에게 제공됐다.
박 시장은 직원 한 명 한 명과 인사하며 얼굴을 모르는 직원에겐 “어디 근무하세요”라고 물은 후 “그 부서 요즘 고생이 많죠”, “다음엔 꼭 기억할게요”, “오늘 하루도 기운내세요” 등의 인사를 건넸다.
얼굴을 아는 직원들에겐 “몸은 좀 괜찮아요?”, “지난번엔 고생 많았어요”라며 간단한 안부를 묻기도 했다.
커피를 건네받은 직원 대부분은 원하는 메뉴를 요구하거나 “시장님, 저랑 사진 한 번 찍어주세요”라며 ‘셀카’를 요청하는 등 비교적 격의없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직원들은 차렷 자세로 허리를 90도 이상 숙이며 “아무거나 주십쇼”, “영광입니다” 등의 아부성 멘트를 날리기도 했다.
이날 커피를 건네받은 김정미 장애인복지정책과 주무관은 “같은 시청에 일해도 시장님 뵙기가 어려운데 이렇게 아침에 직접 커피를 주시니 신기하다”며 “좋은 이벤트 덕분에 커피 잘 마시고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이벤트를 마친 후 “우리 직원들이 평소에 열심히 일하는데 이렇게 한 명 한 명 만나며 인사를 나누니 즐겁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6일 오전 출근길에 서울시 직원들에게 커피를 나눠주고 있다. 사진/박용준기자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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