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휴대폰 판매점들의 시름이 깊어졌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커졌다. 이동통신사들이 자사 온라인 직영몰을 통해 각종 할인 혜택과 사은품 증정 행사를 벌이면서 판매점을 향하는 소비자들의 발길도 줄었다.
서울 용산의 한 휴대폰 판매점. 사진/뉴시스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60원 오른 753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휴대폰 판매점 및 대리점주들은 울상이다. 서울의 한 휴대폰 판매점주는 17일 "판매점 운영비용의 30~40%가 인건비인데 최저임금이 1000원 이상 올라 내년부터 부담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특정 이통사의 상품만 취급하는 대리점들도 불만이다. 대리점들은 이통사들로부터 받는 업무 취급 수수료로 수익을 올린다. 한 대리점주는 "기기변경이나 명의변경 등 이통사의 업무를 대신하고 받는 수수료는 10년간 거의 오르지 않았는데 인건비 부담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에 이통사의 대리점이나 판매점은 약 2만6000개로 추산된다. 판매점주들은 이대로 가면 직원을 줄이거나 폐업하는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한 판매점주는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차액을 지원한다고 하는데 하루 10시간 이상 장시간에 걸쳐 근무하는 업종을 고려해줬으면 한다"며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시행 이후 판매점들은 한계 상황인데 이대로 가면 직원을 줄이거나 가게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 시행 과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왔다. 박선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시장활성화특별위원장은 "통신비 인하 정책은 이해 당사자들과의 토론과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측면이 있다"며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하고, 시행하더라도 단계적으로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통사들이 자체 온라인 직영몰을 통해 각종 할인 혜택과 사은품을 제공하는 것도 판매점들에게는 악재다. SK텔레콤 T월드 다이렉트, KT 올레숍, LG유플러스 숍 등은 최근 출시된 갤럭시노트FE와 아이패드 프로 등을 구매하면 메모리카드와 블루투스 스피커 등의 사은품을 제공하고 있다. 특정 신용카드로 단말기를 구매하고 월 통신요금을 결제할 경우 할인 혜택도 더해진다. 간혹 단통법의 범위를 넘어서는 할인 이벤트도 짧은 시간에 일회성으로 열린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판매점들은 이통사와의 직접 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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