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류성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희망근로, 자활근로, 노인일자 등 일자리 창출 사업의 추진이 지연돼 저소득 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재정 조기집행도 안돼 살아나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국회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기껏 살아난 경기에 '수혈'이 중단되는 불상사가 발생하지나 않을 지 노심초사다.
예산편성의 총책임자인 류 실장은 2일 토마토TV와의 단독인터뷰를 갖고 밤을 낮삼아 편성한 예산이 뭇매를 맞는데 대한 서운함보다는 늑장 심의로 인해 한 겨울에 서민들이 겪을 고통을 먼저 걱정했다.
[대담 = 김종화 정책팀장]
-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발생할 문제점은.
▲ 헌법 제 54조에 규정에는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전까지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규정돼 있다. 예산안이 의결이 돼서 정부로 이송되고 난 뒤에도 준비기간이 30일 정도 필요하다.
예산배정을 위해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는데 이 기간이 일주일 정도되고 예산이 배정되고 나서도 공고를 한다든지 계약을 체결하는 등 지출 원인 행위를 하는데 있어서도 15일 정도 걸리고, 자금 배정을 하는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30일 소요 된다.
그런데 예산이 지연되서 처리되면 예산 집행이 그만큼 늦어진다고 보면 된다. 특히 서민들을 위한 예산이 늦어지면 결국 서민들이 고통받게 된다.
금년의 경우 지난해 법정기일 후 예산안 처리되긴 했지만 그나마 12월 중순에 예산 처리되면서 회계연도 개시 전 배정을 11조 7000억정도 상당히 많이 할 수 있었다. 배정 후에 사회간접자본(SOC)의 경우 계약 체결되고 바로 공사가 들어갈 수 있었다.
1월에 바로 선급금 지급될 수 있었기 때문에 금년도 경기 회복에 상당한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 금년에도 될 수 있는대로 빨리 예산이 처리돼 살아나는 경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왜 처음부터 4대강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나.
▲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뭐를 숨기겠나. 숨기는 것은 전혀 없다.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저희들은 정부 예산안을 금년 10월2일에 제출했는데 법에서 정한 서류를 모두 제출했다. 예년과 똑같이 제출했고 다른 사업과 같이 제출했다. 자료제출이 미흡해서 예산심의가 안된다고 하는 것은 다른 사업과 비교해서 볼 때는그렇지 않다. 유독 이번에는 4대강 관련해 추가적인 자료를 말하고 있는데 이미 지난달 25일까지 요구하는 양식대로 그대로 다 제출했다.
- 복지예산이 부족하다는 주장인데.
▲ 복지예산은 전체적으로 보면 2010년 총지출 규모로 해서 규모 증가율이 2.5%이고, 복지예산 비중도 이제까지 중 총지출이 가장 높은 비중 27.8%가 되기 때문에 복지예산 결코 적지 않다.
복지지출의 경우 연금이라던지 자연증가분 포함해서 전체적으로 봐야한다. 단순히 자연증가분 제외해서 복지를 논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복지의 자연증가분 중에서도 정책적 고려가 많이 반영된 부분이 있다.
기초노령연금 경우 대상자 수가 올해 364만명에서 375만명으로 11만명 정도 늘렸다. 단가도 올해 8만8000원 정도에서 9만1000원 정도로 인상했다. 자연증가분 이외의 복지 지출도 1조9000억원이나 늘렸다.
- 중소기업 금융지원 예산이 줄었다. 이유는?
▲ 숫자로 보면 줄어든 것이 맞다. 그러나 금년처럼 전대미문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는 금융시장이 작동하지 않는 그런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정책자금 보다도 훨씬 더 많은 자금을 예산을 통해서 지원했다.
그런데 경제가 지금 굉장히 빠른 속도로, 완만하게나마 회복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위기상황에서 지원했던 것은 더 이상 지원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내년에 반영하지 않았다.
그런데 유동성 지원을 제외하고 보면 중소기업의 예산은 16% 이상 늘었다. 중소기업의 경우 성장동력 창출차원에서 창업지원에 많은 중점을 뒀고, 기업형 슈퍼마켓 SSM에 대응하기 위해 소상공인 지원사업도 중점적으로 지원했다.
- 재정의 적극적 역할과 재정건전성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나?
▲ 예산 편성을 하면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은 지속적으로 하되 재정건전성도 아울러서 관리하겠다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예산 편성했다.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은 들어오는 수입보다는 더 많은 지출을 함으로써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적극적 역할 하더라도 국가 채무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2013년까지 국내총생산(GDP)대비 비율을 줄여나갈 생각이다. 2013년에는 35.9% 정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생각한다.
이렇게 재정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두 가지 노력을 해야한다. 첫 번째로는 재정 세출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하려 한다.
유사중복된 사업들을 정리하고 한시적으로 도입됐던 사업들은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게 되고, 또 전달체계의 누수라던지 낭비라던지 비효율이 있던 복지전달체계에 대해 새롭게 개선해서 그런 부분이 없게 할 것이다.
두 번째 세입쪽에서도 세입기반을 확충해야 한다. 비과세 감면을 축소하고 세입기반을 확충하는 두가지 노력을 강력하게 추진한다면 재정건정성은 중장기적으로 확보될 수 있다.
◇ 류성걸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주요 약력
▲ 1957년 경북 안동 출생 ▲ 경북고등학교 ▲ 경북대학교 경제학과 ▲ 美 시라큐스대 경제학 석사, 행정학 석사, 경제학 박사 ▲ 행시 23회 ▲ 기획예산위원회,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 공공1팀장 ▲ 기획예산처 예산실 법사행정예산과장, 과학환경예산과장, 예산관리국 관리총괄과장 ▲ 국방대학원 파견 ▲ 국민경제자문회의 정책분석실장, 대외산업실장 ▲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 균형발전재정기획관 ▲ 기획예산처 공공혁신본부 공공정책관 ▲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 ▲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이은경 기자 onew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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