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주류업계가 장기화된 불황에 따른 위기감이 확산되며 치열한 생존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공장증설, 신제품 출시, 수뇌부 교체 등 저마다의 경쟁 수단을 내세우며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30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와 롯데주류, 하이트진로는 공장 설비 등을 증설하거나 신규 모델을 발탁하면서 제품력과 마케팅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달 초, 경기 이천공장에 위치한 양조기술연구소의 주요 장비와 시설을 업그레이드해 증축식을 가졌다.
양조기술연구소의 공간을 2배로 넓히고 분석실험실, 효모실험실, 자가 분석 시스템 등 핵심 장비와 연구시설을 첨단시설로 탈바꿈시켰다. 제품 샘플을 저장할 수 있는 연구실 공간을 확대하고 포장재 개발 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공조시설 등도 새롭게 도입했다.
롯데주류도 내년 제품 생산을 목표로 한 공장을 증설중이다.
지난 2014년 말 맥주 1공장의 생산규모를 연간 5만kl에서 10만kl로 늘렸고 현재 충주 메가폴리스 내 연간 20만kl의 생산이 가능한 맥주2공장을 건설중이다. 맥주2공장은 올해 말 완공되고 내년부터 제품 생산에 들어갈 예정으로 클라우드의 연간 생산 가능량은 30만kl로 증가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000080)는 지난달부터 제3세대 맥주 '올뉴하이트'를 선보이고 마케팅에 한창이다. 올뉴하이트는 원료비중, 공법, 상표 등 전 부문에 걸쳐 제품속성을 바꾼 맥주다. 또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인기를 끌고 있는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앞세워 제품 홍보와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위스키업계는 수뇌부 교체와 영업력 강화를 위기 극복 카드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 위스키 업계 2위인 페르노리카 코리아는 최근 장 마누엘 스프리에 사장을 비롯한 고위 임원 6명을 해고했다. 디아지오와 페르노리카 등 외국계 업체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주요 회사 임원 6명이 한꺼번에 해고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페르노리카가 사장을 비롯한 한국법인 임원 6명을 한꺼번에 해고한 것은 실적 부진이 가장 큰 배경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위스키 시장 1위 업체인 디아지오코리아는 최근 과도한 영업력 강화에 나섰다가 탈을 본 사례다.
디아지오는 최근 유흥업소 사장·지배인 등 속칭 '키맨'에게 자신들이 공급하는 술을 우선해 팔도록 한 대가로 업소에 뒷돈을 건네다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2억원을 부과받았다. 업소 관계자들은 디아지오코리아로부터 지금까지 288회에 걸쳐 총 148억532만원의 뒷돈을 현금으로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위스키 시장 침체 속에 시장 1위 점유율을 지키려는 지나친 영업행태가 이같은 불법 리베이트까지 불러일으킨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류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인 가운데 특히 위스키 시장은 8년 연속 소비가 감소하고 있다"며 "경기부진과 위스키 음용층이던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로 시장이 조그라들고 있어 결국 생존을 위한 각자의 해법 찾기에 골몰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연구소 증축을 단행한 오비맥주 이천공장의 맥주 생산라인. (사진제공=오비맥주)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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