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주행 거리, 느린 속도, 긴 충전 시간, 장난감 같은 외형, 비싼 가격…. 기존 전기차의 이미지들이다. 전기차는 이런 한계들을 뛰어넘지 못하면서 쓸모 없는 먼 미래의 얘기처럼 인식됐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세상에 등장하기 전까지 말이다. 300km가 넘는 주행거리, 슈퍼카와 비견되는 강력한 주행성능, 대중화를 이끈 반값 정책 등 창의력과 기술력, 여기에 혁신으로 뭉친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테슬라는 설계, 제작, 판매 등 기존 자동차 산업의 모든 것을 재정의하며, 인터넷 모바일 혁명과 비교할 만한 새로운 혁신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전세계가 테슬라의 전기차에 열광하는 이유다. 테슬라의 수장 일론 머스크부터 내부분열과 재정파탄을 겪으며 부활하기까지 테슬라에 숨겨진 이야기를 4차례로 나눠 연재한다.(편집자)
지난 2014년4월 테슬라 모터스의 CEO인 일론 머스크가 중국 상하이에서 자사 전기차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어릴 적부터 타고난 사업가적 기질”
일론 머스크가 없는 테슬라는 생각할 수 없다. 그는 큰 그림을 그리는 능력과 재무 관리 능력이 뛰어나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어하는 이상주의자이고, 자신의 원대한 목표에 대한 추진력과 집요함도 가지고 있다.
일론 리브 머스크(Elon Reeve Musk)는 지난 1971년 6월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났다.
그는 사업가적 기질은 어린 시절부터 엿볼 수 있었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던 일론 머스크는 12살 때 ‘블래스타(Blastar)’라는 게임을 만들어 500달러에 한 컴퓨터 잡지에 판 일화는 유명하다. 다시 그 돈을 한 제약사 주식에 투자해 큰 이익도 남기기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론 머스크는 집을 떠나 캐나다로 이주했다.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해야 했고, 주요임무 중 하나가 백인우월주의에 근거한 인종차별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캐나다 퀸스대학교을 거쳐 199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복수로 양자물리학과 재료과학이 뒤섞인 ‘고에너지-밀도 충전기’ 전공의 물리학 학사 학위를 받았다.
일론은 1995년 동생 킴벌과 함께 글로벌 링크 인포메이션 네트워크 회사인 집투(Zip2)를 설립하고, 인터넷 포털 서비스를 제공한다.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으로 테슬라, 스페이스X, 솔라시티 등 일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반이 된 것이 집투이다.
4년 뒤 집투는 미국의 컴퓨터 기업 컴팩의 검색포턴 사이트인 ‘알타비스타’에 현금 3억700만달러와 주식옵션 3400만달러에 매각됐다.
일론은 당시 최고 성능의 자동차로 꼽혔던 ‘맥라렌F1’을 구입해 도로를 모험하는 질주를 원없이 즐겼다고 한다.
테슬라 모터스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지난해 9월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테슬라의 첫 SUV인 모델 X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연쇄 창업자’의 전형…Zip2→엑스닷컴→페이팔
일론 머스크는 ‘연쇄 창업자’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집투를 통해 큰 돈을 쥔 그는 다음 사업에 착수한다. 바로 온라인 결제 시스템 회사인 ‘페이팔’이다.
2001년 2월 엑스닷컴과 컨피니티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페이팔은 이미 4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탄탄한 회사였다.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eBay)에서 이뤄지는 경매의 절반을 소화할 만큼 막강한 온라인 결제 기관이 돼 있었다.
페이팔은 새로운 고객을 소개해 주는 고객에게 10달러를 주는 오늘날 ‘바이럴 마케팅 기법’을 통해 폭발적인 성장을 한다.
지난 2002년 2월 주식을 상장한 페이팔은 12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으로 탈바꿈했고, 10월 이베이가 15억 달러에 페이팔의 주식을 인수했다.
페이팔의 최대주주였던 일론 머스크는 단숨에 총 1억8000만달러(한화 약 2000억원)를 손에 쥐게 됐다.
‘인터넷’, ‘청정에너지’, ‘우주’에서 인류의 미래를 찾다
그의 도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인류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3가지 분야 중 하나인 우주 관련 사업에 착수한다.
평소 인류의 미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인터넷 ▲청정에너지 ▲우주 등을 꼽아왔다.
바로 전기차 ‘테슬라’와 태양광 에너지 ‘솔라시티’, 우주여행 ‘스페이스X’가 꿈을 현실로 가능하도록 만들어준 회사들이다.
그 첫번째가 스페이스X다. 일론 머스크는 일회성인 로켓을 재활용해 유인 우주비행의 비용을 100분의 1로 줄이는 프로젝트에 들어간 것이다.
모두 스페이스X를 회의적으로 바라봤고, 여론은 마치 “철 없는 아이가 로켓에 많은 흥미를 갖고, 회사를 세워 사업한다”는 식으로 비꼬았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아주 높은 목표를 세워, 놀라운 속도로 목표를 달성해 냈고, 결국 2013년 3월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으로 발사된 드래곤 우주선은 국제우주정거장 ISS에 최초의 화물을 운반하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팔콘 9'이 역사적인 수직 착륙을 성공했다. 출처/유투브
또 일론은 2006년 태양광 발전 시설 공급업체인 솔라시티를 설립해 지난 2013년 미국 최대 태양광 에너지 업체들 성장했다. 미국 주택용 태양광 발전 시설의 26%를 공급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전기차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동차업계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의 짧은 주행거리, 느린속도, 비싼 가격 등을 한꺼번에 해결하면서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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