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라고 하면 왠지 막연하고 어려운 분야라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여러 상품의 장단점과 금리를 파악해 자산을 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실 진정한 재테크란 자신의 소비 성향을 파악하고 삶에 대한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시중금리는 1%대에는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0.1%금리라도 더 얹어서 종자돈을 만들고 모은 돈을 불려도 서민이 쉽게 부자가 되기는 어렵다. 수시로 모은 돈을 어떻게 굴려야할지 수시로 금융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 수록 본인의 재테크 목표와 목적을 구체적으로 알고 나이에 맞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시기는 사회초년기부터 결혼, 은퇴, 노후 등으로도 구분하지만 크게 종자돈을 모아야할 때와 목돈을 굴려야할 때로 나눠 재테크 전략을 짜야한다는 조언이다.
사회초년기 재테크 황금기..소득의 절반 이상 '강제저축'
전문가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 중반부터 결혼 전 싱글 기간을 생애주기를 재테크황금기라고 부른다. 월급을 받으면 혼자 온전히 운용할 수 있는 시기인 만큼 잘만 모으면 꽤 괜찮은 성과를 낼 수 있고 그래야 30대 중반 이후의 재테크 톱니바퀴가 잘 굴러간다. 이들 20~30대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출을 줄이고 저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월급의 최소 절반부터 최대 70%까지 강제저축이 필수다.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소비내역을 꼼꼼히 기록하면서 자신의 소비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남자들은 자동차를 구매하는 경향이 강한데 이 역시 소비의 한 축이라는 부분을 명심해야한다.
이 시기에 필요한 금융상품으로는 월적립식으로 투자보다 저축위주로 관심을 둬야한다. 이영아 IBK기업은행 수석연구원은"월납으로 적금을 들어놓으면 좋은데 요즘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정부가 세제 혜택을 주는 상품을 가입하는 게 좋다"며 연 4%금리에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을 재형저축이나 연 2.5%금리에 소득공제 혜택도 가능한 주택청약저축을 추천했다. 단 재형저축의 경우 연봉 5000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만 가입할 수 있으며 올해 말로 종료된다. 연금저축도 세액공제 혜택과 노후대비 퇴직연금을 고려한다면 꾸준히 불입해야하는 상품이다.
의료실비보험도 위험에 대한 보장성 상품으로 가입해두면 좋다. 일부는 취업 후 지인의 권유에 떠밀려 변액보험에 가입하기도 하는데 10년 이상 적립하지 않겠다면 권하지 않는 상품 중 하나다. 변액보험의 경우 사업비로 매년 10~15% 비용이 발생하는 데다 주로 부자들이 가입하는 상품이라는 지적이다. 금감원관계자는 “자산가들은 연금 이외 수익(이자, 배당, 월세 등)을 거두면 세금으로 30% 이상 내기 때문에 비과세인 연금보험상품을 선호한다”며 “초년생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젊음이 강점…다양한 투자경험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는 다양한 투자 상품에 분산투자해보는 것도 재테크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스팍스자산운용 주식운용부장은 "같은 자산에 투자를 하더라도 젊을수록 위험을 받아들이기 더 쉽다"며 "투자도 경험이 누적되는 것이므로 되도록 많은 경험을 쌓아야 자산이 쌓였을 때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때 자산이라 함은 꼭 주식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채권을 비롯한 파생상품 등 다양한 상품이 있을 것이다. 신한금융투자증권 관계자도 "주식형과 채권, 해외 등 상관관계가 적은 자산을 분산할수록 위험이 낮아진다"며 "5만원부터 불입할 수 있는 만큼 소량으로 분산투자해볼 것'을 권했다.
30~40대, 재산형성시기…목돈굴릴방법 항상 고민하라
사회초년기에 돈을 모았다면 30대 후반부터는 모은 종자돈을 어떻게 굴릴까에 중심을 둬야하는 시기다. 물론 종자돈의 의미는 다양하다. 만일 월급을 200만원 받아서 초년기에 140만원씩 10년 적금했다면 1억원 가까이 모았을 것이다. 하지만 적게는 1000만원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으니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신황용 KDB대우증권 압구정 WM클래스 PB는 “아직까진 장기투자 기회가 충분해 종자돈을 불리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며 “ 종자돈을 제대로 불리려면 저축액의 70% 정도를 주식 또는 액티브 펀드에 분산해 넣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40대에 이르면 목돈을 굴릴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항상 필요하다. 이 시기에 갖고 가야하는 투자개념은 포트폴리오다. 예를 들어 3000만원을 모았다면 채권형상품과 주식형 상품을 골고루 살펴보고 자신의 목표 수익율에 맞는 비율로 구성하면 된다. 최근에는 배당형 투자상품도 중위험 중수익 투자처로 관심을 가져볼만하다는 설명이다.
50대 이후 자산 지키는 전략이 중심…PB를 내편으로
50대는 급여생활자라면 사실상 수입이 발생하는 마지막 시기다. 그 동안 꾸준히 모아온 재산을 안정적으로 증식시키면서 재산을 보존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이영아 수석연구원은 "이 시기에는 자산을 굴린다기보다는 지키는 것에 중점을 둬야한다"며 "주식형 펀드 투자비율을 30%가량으로 줄이고 특판 예금,채권형펀드 등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단, 시중은행 금리가 너무 낮다면 은행채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괜찮다.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의 우량채권의 금리는 3~4%로 시중금리보다 조금 더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증권사나 시중은행 지점을 통해 문의하면 투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프라이빗뱅커(PB)나 자산관리전문가와 친해져야한다고 강조했다. 1%저금리도 생소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시장에서는 나홀로 재테크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자산 몇억 이상만 상대하던 금융PB의 문턱도 이제는 3000만원까지 낮아졌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대치동 VVIP자산관리센터 부센터장은 "재무상황을 점검하겠다는 태도가 부자가 되려는 첫 단추"라며 "일반 영업점에도 밑져야 본전 심정으로 여러 명의 PB를 만나보고 성향에 맡는 상품을 선택하라"고 말했다. 요즘에는 PB센터외에 대부분 일반 영업점에도 우수고객을 위한 WM(웰스매니지먼트)요원도 배치하고 있다. 신 부센터장은 "젊을 때는 종잣돈을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두고 목돈을 만든 뒤에는 굴릴 방법을 고민해야한다"며 "구체적인 상황에 맞게 설계하려면 전문가를 내 편으로 만들어야한다"고 조언했다.
명정선 기자 cecilia102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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