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대사를 습격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종(55) 우리마당 독도지킴이 대표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김동아) 심리로 3일 열린 김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김씨에 대해 "김씨가 범행 중 일부를 부인하지만 관련 증거들을 종합할 때 김씨의 범행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면서 징역 15년, 자격정지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범행이 계획적이고 살상 가능한 과도를 범행도구로 선택했으며 생명과 직결된 얼굴과 목 부위를 반복해서 공격해 사망의 위험이 높았던 점을 종합할 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넉넉히 인정되다"고 주장했다.
또 "김씨는 과거 이적단체인 범민련 남측본부와 실천연대 등과 연계해 활동하고 이적표현물들이 주거지에서 발견됐으며 범행 직전까지 한민연합군사훈련 반대 집회에 지속적으로 참가했다"면서 "자신의 행동이 북한의 주장과 부합하고 선전 등에 악용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에서 북한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한 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는 범행 전 유인물을 배포하고 리퍼트 대사에게 다가가면서도 '전쟁훈련 그만해'라며 구호를 외쳤는데, 살인을 저지르기로 했다면 은밀하게 다가가 목 부위를 바로 가격했을 것"이라면서 "검찰의 살인미수 기소는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본 사건이 정치화된 경향에 맞춘 부당한 공소제기"라고 지적햇다.
또 "김씨는 주체사상을 체제 결속시키려는 일종의 종교적 신념으로 인식하는 등 북한을 체계적으로 학습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한미연합군사훈련에 대한 국내 반대 여론이 많다는 점에서 북한 주장과 부합한다고 이를 동조행위라 할 수 있는지, 이를 위해 리퍼트 대사를 습격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날 결심공판에 출석한 김씨는 최후변론에서 "폭행 사실은 인정하지만 리퍼트 대사를 살해할 목적은 없었고 북한 주장에 동조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 선고공판은 이달 1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김씨는 지난 3월5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리퍼트 대사에게 흉기를 휘둘러 다치게 한 뒤 현장에서 체포됐고, 검찰은 김씨에 대해 살인미수와 외교사절폭행,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이후 지난달 22일 검찰은 김씨에 대해 국가보안법상 이적동조 혐의를 추가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해 재판부의 허가를 받았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를 흉기로 공격한 김기종 씨가 지난 3월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신병인계를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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