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의약품을 공동개발해 판권을 나눠 갖는 사업전략이 제약업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중소제약사들은 원활한 자금조달과 기술 보완을 위해 합종연횡 개발전략을 택했다. 최근에는 비용절감을 위한 방안으로 상위제약사들까지 공동개발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특정 제약사가 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판권 계약을 맺은 여러 파트너사들이 참여해 비용을 분담하는 개발전략이 확대되고 있다. 공동개발은 중소제약사를 중심으로 몇년전부터 활발해졌다. 기술력과 자본력에서 밀리는 중소제약사들이 협업으로 생존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신약보다 비용과 시간이 적게 드는 복합제와 개량신약에 두드러졌다. 개량신약에는 20~30억원 정도 개발비가 투입된다. 중소제약사가 투입하기에는 부담이 되는 비용이다. 대신 5개사가 개발비를 나누면 한 업체당 4~6억원 정도로 부담이 줄게 된다. 특정 업체가 품목발굴, 핵심기술연구만 주도하고 생산, 임상시험 등 나머지 단계는 아웃소싱을 통해 지원받는 형태도 흔하다.
제품 판권은 파트너사들까지 모두 획득하게 된다. 파트너사는 적은 비용으로 라인을 다양화하고 신제품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에는 단독개발 위주였던 상위제약사들까지 공동개발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규제책 등으로 경영 압박이 심화되자 연구개발비의 효율화 차원이다. 자체 개발 품목에 주력하되 분산투자로 제품 라인을 채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품 개발을 주도한 업체는 개발비의 부담을 줄일 수 있고 파트너사들은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신제품을 확보할 수 있어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공동개발 품목인 '스티렌' 개량신약들. (시계방향)지엘팜텍 '지소렌', 대원제약 '오티렌', 종근당 '유파시딘에스', 유영제약 '아르티스'.(사진출처=각사)
공동개발 제품은 이미 시장에 다수 나와 있다. 지엘팜텍이 개발한 위염치료제 '스티렌' 개량신약 6개사, 한림제약이 개발한 항히스타민제 '타리온' 개량신약 5개사,
씨티씨바이오(060590)가 개발한 고혈압치료제 '올메텍' 개량신약 5개사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지난해에도 공동개발한 제품들이 쏟아져나왔다. 항궤양제 '알비스' 시장의 경우 파비스제약이 10개사와 손을 잡고 복제약을 선보였다.
한올바이오파마(009420)도 4개사와 파트너 계약을 맺었다.
대원제약(003220)은 항궤양제 '넥시움' 개량신약으로 10여개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에프엔지리서치는 야뇨증치료제 분말형 '미니린'을 개발하고 6개사와 판권을 나눴다. 드림파마의 항혈전제 '안플라그 서방정'은 4개사가 파트너다.
'크레스토'와 '이지트롤' 조합의 고지혈증 복합제도 협업이 대세다. 대원제약, 네비팜, 드림파마는 각각 5~7개의 파트너사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20여개 제품이 일제히 쏟아지는 셈이다.
이밖에 필름형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통증치료제 '리리카 서방정', 소염진통제 '에페리손 서방정' 등도 공동개발 제품들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공동개발 참여 업체는 중소사부터 상위사까지 다양하다"며 "복합 개량신약 개발의 패턴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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