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국내 건설업계가 중동의 봄을 기다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현지시각) 오후 쿠웨이트 자베르 코즈웨이 해상연륙교 건설현장을 방문해 근로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ews1
건설업계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순방에 나서면서 우리 경제에 효자 노릇을 한 '중동 수주 붐'이 다시한번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있다. 이번 순방에 주요 건설업체의 CEO들까지 함께해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박 대통령은 지난 2일(현지시각) 쿠웨이트에서 중동 수주 지원에 나섰다. 쿠웨이트에는 메트로, 정유공장 건설, 하수처리 시설 등 모두 381억달러(약 42조원)에 달하는 다양한 프로젝트 발주가 연이어 예정돼 있다.
순방 이튿날에는 사우디에서 20억달러(약 2조원) 규모의 국산 중소형 원자로 2기를 짓는 '스마트 공동 파트너십 및 인력양성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박 대통령은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를 방문한다.
카타르는 오는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대대적인 발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두 나라간 고위급 면담을 통해 주택·교통·플랜트 분야 등의 협력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과거 전통적인 수주 텃밭인 중동시장은 최근 유가하락으로 인해 시장의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많이 나왔다"며 "그러나 우리 기업은 EPC(설계·구매·시공) 분야의 기술력이 충분하고 유가가 반등한다면 강점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중동 자본이 국내 대형 건설사 인수에 나서면서 중동과의 인연은 더욱 탄탄해 지고 있다.
자산규모만 1600억달러(약 175조원)인 세계적인 국부펀드인 두바이투자청(ICD)은 쌍용건설과 인수합병(M&A) 본계약을 체결했다. 법정관리 중에도 해외수주를 일궈낸 쌍용건설은 중동 자본을 등에 업고 과거 해외건설의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동은 여전히 핵심시장이다. 이번 중동국가 중 재정보유가 탄탄한 4곳을 방문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해외수주는 발주처와의 관계가 중요한 만큼 쌍용건설이 두바이 엑스포 등 중동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건설사들의 직원감축 추세와 달리 쌍용건설은 해외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채용을 늘리고 있으며, 두바이투자청과 함께 사우디와 카타르의 프로젝트에 대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책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은 정부나 공공기관이 바이어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세일즈 한 것과 공동 진출하기 위한 MOU를 체결한 것 자체가 큰 정책적인 수주외교 활동"이라며 "이밖에 현재 해외건설 분야에서 하고 있는 정책적인 분야는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토부는 해외건설 진출을 위해 대기업 외에도 중소기업들의 시장개척자금을 지원, 투자개발형 사업을 발굴하기 위한 타당성조사 지원을 벌이고 있다.
◇중동발 수주에 대한 기대감과 막강한 중동 자본의 국내 유입으로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사진은 한 해외건설 현장.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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