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형 금융 '메카' 일본도 고충은 있다
판로알선·경영컨설팅 전략, 고비용으로 한계 드러내
안정적 거래관계 유지도 어려워
2014-09-14 12:00:00 2014-09-14 12:00:00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관계형 금융이 가장 발달해 있다고 평가받는 일본도 중소기업에 대한 창업·신사업 대출은 활발하지만 전체 거래기업 수에 비하면 거래대상 기업이 크게 늘어나지 못하는 등 활성화 정도는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금융권과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일본의 중소기업대출 총액은 지역밀착형 금융을 시작한 지난 2003년말 대비 약 5% 감소한 173.7조엔으로 1.4% 감소한 대기업대출 보다 감소폭이 크다.
 
관계형 금융이란 일반적으로 금융기관이 장기간의 거래관계를 통해 축적한 독점적 고객 정보를 대출 심사에 활용하는 것을 뜻한다.
 
일본의 관계형 금융 실적 가운데 전체 중소기업대출은 전체 거래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우리금융경영 연구소에 따르면 창업·신사업 대출의 경우 전체 중소·지역금융기관의 중소 기업대출 중 0.1%, 판매알선이 성사된 기업 역시 전체 거래기업 중 1% 정도다.
 
◇일본 은행(신용금고 포함) 대출 잔액 (자료=우리금융경영연구소)
 
이처럼 통계상으로 눈에띄는 효과를 얻지 못한 이유는 지역밀착형 금융은 고비용 사업이기 때문이다. 지역밀착형 금융은 대면접촉 등을 통한 기계적평가가 아니라 정성적 신용평가 등이 주(主)를 이루기 때문에 시스템 구축, 내부인력의 교육 또는 전문인력 확보 등에 많은 비용이 들 수 밖에 없다.
 
송경희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2000년 이후 일본 금융기관들은 순이자마진축소와 예대율 하락 등으로 핵심영업이익이 계속 감소해왔고 인력감축 등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며 "고비용의 지역밀착형 금융의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 중소기업들도 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보다 유리한 대출조건을 제시하는 금융기관으로 거래처를 변경하려는 욕구가 크다.
 
일본 중소기업청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중소기업의 98.3%가 주거래은행이 있고 이 가운데 약 90%가 거래기간이 10년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거래은행 수도 늘어나 종업원 20인 이하의 중소기업은 4개 이상의 은행과 거래하는 경우가 약 42%이지만, 300인 초과 기업에서는 92%에 달한다.
 
송 연구위원은 "이 결과는 사업안정기로 접어들 경우 주거래은행외의 다른 금융기관이 보다 유리한 대출조건을 제시한다면 거래 금융기관을 변경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며 "특히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에 비해 개별 거래조건에 의해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계약형 금융' 관행이 자리잡고 있어 불확실성은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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