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최근들어 프로야구팀들이 갖가지 이유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여성 관중 부상 논란, 신축 야구장 파손으로 인한 경기일정 취소, 외국인 선수의 폭언 후폭풍, 과도한 선수유출에 따른 성적악화 등 사안도 천차만별이다.
◇부산 사직야구장 전경. (사진제공=롯데자이언츠)
◇롯데 - 파울볼 맞은 여대생 팬의 중상
지난달 24일 사직구장에서는 경기 도중 발생한 파울볼에 내야 1루쪽 관중석에 있던 관람객이 머리를 맞아 뇌출혈과 두부 골절 등 중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동안 파울볼로 인한 부상은 종종 발생했지만 이번처럼 심각한 부상은 좀처럼 없었다. 당사자인 여대생 A양(19)은 현재 상태가 호전되고 있지만 향후 1년여의 기간동안 통원치료를 받으면서 후유장애 예방에도 주의해야 한다.
이 사건은 그동안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한 인터넷 매체가 기사화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사고가 난 후 수차례 롯데 측에 경위와 항를 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 한 번조차 없었다", "대기업인 롯데 측이 이같은 사태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는 듯 대응하는 모습에 분노를 넘어서 허탈함을 느낀다"는 피해자 가족의 멘트까지 실리며 야구팬의 분노는 커져갔다.
당시 이 매체는 롯데 중심타자인 손아섭의 이름을 거론했다. 이 때문에 손아섭은 공적으로 몰렸고, 배상을 요구하는 여론까지 생겼다.
하지만 사실과는 차이가 있다.
파울볼 부상의 책임이 구단에 없기도 하거니와, 파울볼을 날린 선수도 손아섭이 아니었다. 손아섭은 파울을 날리기는커녕 초구에 아웃됐다. 더불어 롯데 구단도 필요한 일부 조치를 취했고 입원 기간에 직접 찾아가기까지 했다. 결국 해당 인터넷 매체는 손아섭을 언급한 제목과 기사 일부를 수정했다.
롯데 구단은 지난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사고 직후 부상자를 이송 조치했고 입원 기간에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며 "부상자 후유증과 사후 대책은 진료 상황을 지켜보면서 부상자 가족과 상의할 예정이다. 부상자가 아직 대학생인 점을 고려해 치료비는 물론 향후 진로에 대해서도 어려움이 없도록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오해가 풀리면서 팬들의 분노도 슬슬 가라앉는 모습이다. 이제 부상자 치료와 보상문제만 남았다. 롯데 구단은 물론 많은 팬들이 A양의 쾌유를 바라고 있다.
◇태풍 '나크리'로 인해 지붕 패널이 일부 파손된 광주 광주-KIA챔피언스필드. ⓒNews1
◇KIA - 1000억대 신축 야구장의 지붕이 무너져?
지난 3일 오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안전 점검과 복구 작업을 위해 지난 3~4일 광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KIA 타이거즈-삼성 라이온즈 경기를 취소했다. 2일 경기가 비로 열리지 못함에 따라 월요일(4일) 경기가 열릴 예정이었지만, 이마저도 취소한 것이다.
이는 태풍 나크리로 인해 야구장 시설이 파손됐기 때문이다. 태풍이 광주를 덮친 2일 낮에 야구장 지붕의 중앙에 설치된 조립식 패널 17장이 인근 도로로 날아갔다.
패널은 가로 1.0m·세로 3.6m 규모다. 이번에 떨어진 패널 외에도 강풍으로 인해 패널과 야구장 건축 구조물의 결속이 약해져 추가 추락할 우려도 있다. 광주광역시와 경찰은 다음날인 3일 오전까지 야구장 인근 도로 통행을 제한하는 긴급책을 취했다.
KIA의 다음 홈경기는 오는 9일(토요일)이다. 광주시와 야구장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시일이 촉박하긴 하나 다음경기 전까지 안전점검을 신속하게 실시할 예정이다.
다만 안전점검 결과 문제가 크다고 최종 판단됐을 경우 향후 파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붕의 패널을 기존의 폴리카보네이트 재질에서 알루미늄 등 강풍에도 버틸만한 재질로 교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는 경기가 없는 날 순차적으로 교체하면 된다.
하지만 기존 패널이 이미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되면 잔여경기의 진행에도 여러모로 문제가 생긴다. 야구장 외야 일부도 아니고 내야 상부의 전체를 덮고 있기에 경기의 정상 진행이 불가능하다.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중을 들여보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는 공사비 994억원이 투입된 최신 야구장이다. KIA 구단은 이를 강조했고 많은 팬들도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자존심에 금이 생기게 됐다.
교체 및 보수 기간으론 최대 두 달로 전망된다. 안전점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찰리 쉬렉(왼쪽), 김준희 2014년 8월3일 NC-SK전 주심. (사진=SBS스포츠 방송 중계화면 캡처)
◇NC - 외국인 에이스의 폭언과 욕설
NC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데에서 위기가 왔다. 평소 기량은 물론 인성 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던 에이스 찰리 쉬렉이 주심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찰리는 지난 3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2-0으로 NC가 앞선 1회말 1사 1, 2루 상황에 이재원에게 던진 초구가 볼로 선언되자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김준희 주심의 구두 경고를 받고도 강한 항의를 그치지 않은 찰리는 곧바로 퇴장 명령을 받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던 도중에도 흥분을 참지 못하면서 심판을 바라보며 영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욕설을 뱉었다.
찰리는 4일 KBO 상벌위에서 '제재금 200만원'과 '유소년 야구 봉사활동 40시간'을 부과받았다.
찰리는 NC는 물론 한국 리그의 정상급 투수다. 지난 6월24일에는 최근 14년만에 노히트노런 기록까지 세웠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11번째며 외국인 투수로는 최초다.
올시즌 순항하던 찰리는 순간의 흥분을 참지 못해 본인은 물론 팀에게도 많은 피해를 안겼다. NC는 찰리에게 5000달러의 벌금을 자체적으로 부과하는 한편, 교육과 면담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연고 팀인 두산-LG-넥센의 7월5일~8월4일 일자별 순위 그래프. (이미지=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홈페이지 캡처)
◇두산 - 쭉쭉 떨어지는 순위..어느새 6위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삼성과 두산간의 명승부로 펼쳐졌다. 1승3패로 몰렸다가 3연승해 대한민국 프로야구 최초의 '최근 3년 연속 통합우승(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을 이뤄낸 삼성도,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며 준플레이오프에서 시작해 한국시리즈 7차전까지 끌고온 두산도 멋진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삼성과 두산의 최근 처지는 천양지차다. 삼성은 시즌 극초반을 빼곤 올시즌 선두를 고수하며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지만, 두산은 한때 2위를 달리던 성적이 계속해서 떨어져 5위가 되더니 급기야는 6위까지 추락했다.
5위인 '잠실라이벌' LG와의 승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지만 LG와 두산의 입장은 크게 다르다. LG는 후반기 4차례의 3연전서 삼성과 겨룬 한 번을 뺀 나머지 3차례를 모조리 위닝시리즈로 가져간 반면, 두산은 후반기 6경기에서 1승5패로 부진하다.
경기 내용은 더욱 암울하다. 지난달 24일 SK와의 후반기 첫경기는 0-7로 완패했고, 29~31일 롯데전은 첫 경기를 뺀 두 경기를 다 졌다. 이달 1일과 3일에 열린(2일 우천취소) 한화전은 두 경기 다 패했다. 1일 경기는 역전패였고 3일 경기는 동점을 만들고도 후반 대량 실점으로 패배했다.
결국 두산은 4연패 중이다. 이제는 7위 KIA에도 1.5게임 차이로 쫓기고 있다. 이번에 열리는 KIA와의 3연전 결과에 따라서는 6위마저 내줄 수 있다.
두산은 시즌 초부터 팬들의 우려를 많이 샀다. 이종욱, 손시헌(이상 NC), 최준석(롯데) 등 세 명의 FA를 모두 놓쳤으며 2차 드래프트로 5명을 뺏겼다. 투수진 맏형 김선우도 방출 형태로 LG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진욱 감독 교체와 송일수 감독 취임은 이같은 비난 여론을 부채질했다.
결국 두산은 지난해 마무리훈련 이후 선수단을 이끌고 공항 입국장 게이트를 멀리 돌아나오는 촌극을 펼치기도 했다.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성적이 좋았더라면 이같은 비판도 잦아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두산은 6위까지 추락했다. 한때 꼴찌였던 LG가 최근 잇따른 승리로 두산을 꺾고 5위까지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과연 두산이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팀을 바꿔야 할까. 어느새 서울 연고팀 중 최하위로 추락한 두산에게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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