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누리당에서 친이계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과 친박계의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8일 당의 중점 과제를 놓고 공식 회의자리에서 충돌했다.
이재오 의원은 '개헌'을 주장한 반면 서청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역설한 '경제 살리기'를 내세웠다.
박근혜 정부를 향해 줄곧 쓴소리를 해온 이 의원을 향해 서 의원이 정면으로 제동을 건 모양새다. 더불어 조용한 행보를 보이던 서 의원이 이번 일을 계기로 보폭을 넓힐 것인지도 주목된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재오 의원은 앞서 정몽준 의원이 새해 화두가 경제라고 주장한 것을 반박하며 "정부의 입장에서는 경제가 맞지만 당의 입장에서 화두는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했다.
이재오 의원은 "집권 1년차에 정치개혁을 해야 하는데 지난 1년간 못 했다. 집권 2년차에 정치개혁을 하지 않으면 5년 동안 개혁이 어렵다고 본다"면서 개헌과 기초자치단체장 폐지를 제안했다.
이 의원은 먼저 개헌에 대해 "예측 가능한 정치를 국민들께 보여준다"면서 "새해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 75%가 개헌을 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대다수의 국민의 의견을 따라가는 것이 소통"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 또 "돈이 드는 공약은 돈이 없어 공약을 연기할 수 있지만 돈이 안 드는 공약은 지켜야 한다"면서 "기초자치단체장 공천을 없애는 것은 돈이 안 드는 공약이다. 국민들은 돈이 안 드는 공약을 지키는 않으면 정당을 불신한다"라고 기초자치단체장 공천 폐지에 대해 피력했다.
◇8일 개헌 여부를 놓고 정면 충돌한 서청원(左), 이재오(右) 새누리당 의원
반면 서청원 의원은 "누가 뭐라 해도 금년 대한민국, 특히 우리당은 경제 살리기에 올인해야 한다"라고 이 의원의 주장을 일축하며 "정치가 무엇인가? 국민이 편하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개헌특위를 만들었다. 이 의원이 정권의 2인자라고 했을 만큼 힘이 있었지만 추진하지 못했다"면서 "이 의원 이야기도 틀리지는 않지만 시간과 타이밍이 필요하다. 개헌 문제보다 남북통일 문제, 대한민국의 법이 바로 서기를 국민들은 원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박근혜 정부 1년 동안 국정원 댓글 등에 발목 잡혀 한치도 제대로 못 나갔다"면서 "2~3년차 박 정부가 완전히 걸을 수 있고 이것을 못하면 6.4 지방선거 등 침몰한다는 절박한 사고로 새해 당이 단합·화합해 박 정부의 국정목표 달성에 앞장 서자"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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