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번 'IFA 2013'에서 최첨단 기술력이 담긴 유기형발광다이오드(OLED) TV, 울트라HD(UHD) TV를 공개하며 기술 리더십을 과시했지만, 일본과 중국 기업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일본 소니와 파나소닉은 일반인 수준에서는 사실상 삼성, LG와 크게 구분하기 어려운 화질 수준의 UHD TV 신제품을 선보였고, 중국의 경우 제품의 질은 다소 떨어지지만 안정된 UHD TV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했다.
우선 UHD TV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소니는 이번 IFA에서 UHD TV보다는 모바일 디바이스를 중심으로 부스를 구성해 TV에는 크게 공들이지 않은 모양새다. 65인치 '곡면 LED TV'를 제외하고는 새로운 제품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평가다. 곡면 LED TV도 UHD가 아닌 풀HD급 화질이어서 삼성과 LG보다는 뒤떨어진다.
◇파나소닉이 IFA 2013에서 선보인 4K TV 신제품.(사진=뉴스토마토)
소니와 함께 일본 TV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파나소닉은 이번 IFA에서 자체 패널 기술로 개발한 UHD OLED TV를 공개해 삼성전자를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 행사 첫날인 6일(현지시간) 김기남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경영진과 함께 파나소닉의 부스를 오랜 시간 둘러보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파나소닉이나 소니의 경우 UHD를 TV뿐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라며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UHD의 장점을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편 중국 업체들도 4대 메이저 업체(하이센스, 하이얼, TCL, 창홍)을 중심으로 소형부터 대형까지 UHD TV 라인업을 구축하며 삼성·LG 등 선도업체들을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이번 IFA에서 하이얼은 52인치부터 84인치까지 다양한 크기의 UHD TV를 선보였으며, 창홍도 39~65인치의 라인업을 발표했다. 창홍은 내년 초부터 대형 75·85인치 UHD TV를 생산할 계획이다. 하이센스와 TCL도 각각 110인치 UHD TV를 선보이며 UHD 경쟁에 가세했다.
◇중국 창홍이 이번 IFA 2013에서 선보인 UHD TV 라인업.(사진=뉴스토마토)
창홍 관계자는 "70~80년대 가전시장을 선도하던 일본이 20년 뒤 한국에 1위 자리를 내줘야 했던 것처럼 삼성의 미래도 결코 장담할 수 없다"며 "최근 후발주자들과 선도업체간 기술격차가 더욱 좁혀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 업체들이) 조만간 삼성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의 기술 수준도 더이상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이번 행사에서 하이센스 음성인식, 동작인식 기능을 갖춘 TV를 선보였고, 하이얼은 3D 동작인식, 음성인식, 얼굴인식 등을 과시했다.
IFA 현지 국내기업의 관계자는 "현재 중국 TV 제조업체들은 화질이나 영상 수준, 디자인 차별화 기능은 부족하고 업스케일링 기술 등은 완성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UHD 관련 기술이 금방 범용화될 것이고, 디자인은 삼성이나 LG의 TV 디자인을 카피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경계감을 나타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