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CJ그룹의 정·관계 로비를 수사 중인 검찰이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자택과 서울지방국세청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30일 오전 10시 서울지방국세청에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고 세무조사 자료를 받아온데 이어, 11시에는 전 전 청장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수사관 3명을 동원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전 전 청장의 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전 전 청장은 현재 구속된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59)으로부터 CJ그룹 세무조사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허 전 차장은 2006년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으로 재직하면서 CJ그룹으로부터 미화 30만 달러와 고가의 명품 시계 등을 받은 혐의로 지난 27일 구속됐다.
허 전 차장은 검찰 조사단계에서 자신은 받은 금품을 전 전 청장에게 전달했을 뿐이라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전 전 청장은 이와 같은 허 전 차장의 진술에 대해 'CJ측으로부터 금품을 전달받은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 전 청장의 자택에서 확보한 각종 자료와 허 전 청장의 진술 등을 종합해 이르면 이번 주 후반 전 전 청장을 불러 뇌물 수수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검찰은 이번 주 초 전 전 청장을 출국금지해놓은 상태다.
한편, 검찰은 지난 2006년 CJ그룹에 대한 세무조사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자료제출 확보 목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면서 "2006년 CJ그룹의 주식이동과 관련된 세무조사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2006년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주식이동 과정을 조사하면서 3560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국세청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도 이 회장에게 세금을 추징하지 않아 CJ그룹의 로비가 성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국세청은 2008년에도 이 회장의 차명재산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해 이 회장이 수천억원을 탈세한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선대(先代)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라고 해명하자 세금 1700억원을 추징하고 검찰에 따로 고발조치를 하지 않아 의혹을 샀다.
검찰은 CJ그룹 비자금 수사를 진행 중이던 지난 5월말 국세청 압수수색을 통해 2008년 이후 세무조사 자료를 제출받았다.
검찰은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세무조사 자료와 허 전 차장, 전 전 청장 등의 진술, 압수수물 분석 결과 등을 종합해 CJ그룹의 세무당국에 대한 전방위 로비 의혹을 확인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직 국세청 고위 간부뿐 아니라 현직 지방국세청장이 CJ그룹으로부터 골프접대와 현금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국세청 전·현직 간부가 줄줄이 검찰에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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