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주하 기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첫날 수조 원대 거래대금을 터뜨리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코스피 8000 돌파와 함께 '30만전자·200만닉스' 기대감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들은 업계 최저 보수와 유동성을 앞세워 투자자 쟁탈전에 나섰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대형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리면서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상장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에는 장 초반부터 대규모 자금이 몰렸습니다. 거래가 급증하면서 관련 상품 전 종목에는 변동성완화장치(VI)도 발동됐습니다. VI는 가격이 급변할 경우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입니다.
운용사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투자자 확보 경쟁에 나섰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은 업계 최대 수준의 지정참가회사(AP)와 유동성공급자(LP) 네트워크를 앞세워 풍부한 거래 유동성을 강점으로 내세웠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업계 최저 수준 보수와 외국인 초기 자금 3290억원 유입을 강조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과 KB자산운용도 총보수 연 0.0901% 수준 상품을 내놓으며 보수 경쟁에 가세했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은 상승과 하락 양방향 투자 전략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습니다. 'PLUS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PLUS 삼성전자선물단일종목인버스2X'를 동시에 상장하며 삼성전자 기초자산 기준 레버리지와 인버스2X 상품을 모두 갖춘 유일한 운용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운용사들이 일제히 '업계 최저 보수'를 내세우면서 차별화 경쟁이 사실상 수수료 경쟁으로 흐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유동성과 괴리율 관리 역량을 강조하고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상품 구조가 유사해 체감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상장 첫날 관련 상품들은 높은 거래량과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는 전 거래일 대비 5.52% 오른 2만283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거래량은 8032만주, 거래대금은 1조9477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KODEX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12.26% 상승한 3만1115원에 마감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TIGER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각각 5.53%, 12.20% 상승했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도 각각 5.30%, 12.18% 올랐습니다. KB자산운용의 'RISE 삼성전자단일종목레버리지'와 'RIS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는 각각 5.61%, 12.31% 상승했습니다.
ETF 시장 전체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국내 ETF 시가총액은 50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달 400조원을 넘어선 지 42일 만에 100조원이 추가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이날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 시가총액만 약 5조2000억원 규모에 달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예금·부동산 중심이던 개인 자금이 ETF 등 금융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최근에는 AI 반도체·고배당·커버드콜 ETF 등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ETF가 개인 투자자의 대표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국내 상장을 계기로 해외 반도체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됐던 국내 자금이 일부 한국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앞서 홍콩 증시에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에는 약 11조원 규모 자금이 몰린 것으로 추산됩니다. 증권가에서는 세금 부담과 환전 비용, 거래 편의성 등을 고려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 유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레버리지 ETF 특성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힙니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기준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주가가 횡보하더라도 손실이 누적되는 '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내 증시 가격제한폭이 ±30%라는 점을 감안하면 방향성이 틀릴 경우 손실 폭 역시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투자자 보호 장치도 강화됐습니다. 투자자는 금융투자교육원의 사전 교육을 이수하고 HTS·MTS에 수료번호를 등록해야 거래할 수 있습니다. 최소 예탁금은 1000만원입니다. 금융투자교육원에 따르면 관련 교육 이수자는 이미 1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일평균 주가 변동률이 ±5~6% 수준까지 확대된 상태"라며 "국내 증시 주도주이자 개인 수급이 집중된 종목인 만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수급 쏠림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주하 기자 juhah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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