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한 지붕 두 가족’ 현실화…분사론도 고개
찬반투표서도 두 조각 난 삼성전자 노조
무너진 ‘원 삼성’ 기조…“갈등 이제 시작”
“분사론, 쉽지않은 선택…현실성 떨어져”
2026-05-27 15:55:32 2026-05-27 16:34:49
[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삼성전자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최종 가결됐습니다. 이에 따라 성과급 지급을 두고 장기간 이어진 노사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보상 격차에 따른 내부 박탈감이 본격 표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과 디바이스경험(DX·완제품) 부문의 갈등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협상 과정에서 내부 균열이 크게 드러난 탓에 원 삼성기조가 무너져 사실상 한 지붕 두 가족체제 현실화에 따른 사업부의 분사론도 재점화하는 양상입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27‘2026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찬반투표 결과 전체 찬성률 73.7%로 가결됐다고 발표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무난한 찬성률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내부는 두조각 났습니다. 투표 결과 DS 부문 직원 중심의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의 찬성율은 80.6% 달하는 반면, 2노조인 전삼노의 찬성표는 21.1%에 그쳤습니다. 공동교섭단 탈퇴로 찬반투표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DX 부문 직원이 대다수인 동행노조가 자체 진행한 투표에서는 반대 8909, 찬성 47표가 나왔습니다. DSDX의 내부 균열이 표심에 고스란히 반영된 셈입니다.
 
이에 이번 잠정합의안을 시작으로 사업부 간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그동안 원 삼성이라는 큰 틀 아래 DSDX가 업황 사이클 변화에 따라 서로의 적자를 메우며 실적을 지탱해 왔지만, 이번 협상 과정에서 각 사업부의 성과는 그 사업부의 몫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한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충돌한 까닭입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삼성이 하나의 원 팀으로 가기는 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됐다면서 노조도 두개의 노조로 극명하게 나뉠 확률도 커, 이제 보이지 않는 갈등이 시작된 셈이라고 짚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DSDX의 분사론도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분사론은 과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관련해 꾸준히 제기돼 온 해묵은 논쟁이지만, 이번 내부 갈등 양상과 반도체 집중 등을 위해 검토할 만하다는 지적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노조 간 분리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초기업노조는 이번 잠정합의안 이후 DSDX의 교섭 분리를 검토한다는 입장입니다.
 
이남우 연세대 교수(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다양성이 있는 여러 사업부를 한 회사 지붕 밑에 둔 것은 지배주주가 통제를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무리하게 묶어둔 것으로 바람직하지 못하다이번 노노 갈등에 따라 내부적으로 분할 요구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반도체, 파운드리, DX로 사업부를 나눌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종합전자회사라는 삼성전자의 근간을 흔들 분사라는 선택은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실제로 재무 구조 차원에서 DSDX의 공생은 삼성전자의 실적을 지탱하는 주요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분사를 하게 될 경우 ‘1위 기업이라는 삼성의 위상 변화가 불가피한 탓에 어려운 선택지라는 분석도 뒤따릅니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4년 반도체 위기 당시 비메모리 사업부의 분사를 묻는 말에 관심이 없다며 일축한 바 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사업부 분사를 했을 때 이득이 없지는 않겠지만, 단점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특히 DSDX를 같이 운영할 때 재무적인 장점 등 시너지가 훨씬 더 강한 탓에 분사론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업황 사이클에 따라 DSDX가 번갈아 실적을 지탱하는 구조로 이어져왔고, 사업부 분할에 따른 쪼개기 상장우려 등 내부에서 전략적으로 분사를 검토할 여지는 적어 보인다다만, 노노 갈등에 따라 노조 차원의 분리 가능성은 클 것이라고 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