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올해 1분기 인도 시장에서 나란히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가운데 그룹 총수가 직접 챙기는 인도 핵심 시장에서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현대차 인도 전략 모델 크레타. (사진=현대차)
20일 인도자동차공업협회(SIAM)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인도에서 16만6578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3550대보다 8.5% 증가했습니다. 기아 역시 1분기 8만4325대로 전년 동기 7만5576대 대비 11.6% 늘어나며 분기 최대치를 새로 썼습니다. 두 브랜드가 동시에 분기 최대 기록을 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양사 합산 판매는 25만903대로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25만대 고지를 넘어섰습니다. 현대차는 올 1분기 인도 시장 점유율 12.5%를 기록하며 마루티에 이어 2위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지난해 판매 부진으로 한때 4위까지 밀렸던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반등입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 인도 합산 연간 판매는 85만2000대였습니다. 올해 1~3월 양사 월평균 판매량은 8만8210대로, 전년도 월평균 7만대 수준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연간 판매량이 100만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실적은 정의선 회장이 공을 들여온 인도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받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 19일 이재명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에 동행해 출국했습니다. 앞서 올해 1월에도 정 회장은 이틀에 걸쳐 현대차 첸나이 공장, 기아 아난타푸르 공장, 현대차 푸네 공장을 직접 돌며 현지 생산·판매 현황과 중장기 발전 전략을 점검했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월12일 인도 첸나이공장 임직원들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도 인도를 미래 핵심 성장 거점으로 명확히 설정하고 있습니다. 무뇨스 사장은 올해 주주 서한에서 2030년까지 인도에 50억달러를 투자해 총 26종의 신차를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2027년까지 인도 현지에서 기획·설계·생산이 모두 이뤄지는 최초의 현지 전략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선보이겠다고도 했습니다. 무뇨스 사장은 인도 시장에서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호실적의 핵심 배경으로는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다목적차량(RV) 전략이 꼽힙니다. 현대차·기아는 소형 SUV부터 대형 RV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구축해 왔으며, 그 결과 인도 시장 내 RV 누적 판매는 총 403만4000대로 지난달 40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현대차 ‘크레타’는 인도 누적 판매 140만대를 넘어서며 현지 대표 SUV로 자리매김했고, 기아 셀토스(62만4000대), 쏘넷(52만7000대) 등도 성장을 뒷받침했습니다.
생산 기반 확충도 성장 동력으로 주목됩니다. 현대차그룹은 GM의 푸네 공장을 인수해 지난해 4분기부터 소형 SUV 베뉴 생산을 시작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가 2028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25만대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첸나이 공장 82만4000대, 아난타푸르 공장 43만1000대와 합산해 인도에서 총 150만대의 생산 역량을 갖추게 됩니다.
현대차그룹은 1996년 인도 진출 이후 올해 1분기까지 누적 판매 1106만6295대를 기록했습니다. 현대차 957만9814대, 기아 148만6481대를 합산해 1100만대를 넘어섰습니다. 정 회장은 “현대차가 30년간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아 성장할 수 있었다”며 인도를 ‘국민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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