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 지우기 나선 김정은, '주석' 대신 국무위원장 재추대
북, 15기 최고인민회의 1차 회의…적대적 두 국가 반영 헌법 개정 가능성
2026-03-23 14:43:41 2026-03-23 16:14:20
북한 매체들은 지난 22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를 열고 김정은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하고 조용원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23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화국 최고 직책'이자 '국가수반'인 국무위원장에 재추대됐습니다. 올해로 집권 15년 차를 맞은 김 위원장은 2016년 6월 이 직책이 만들어진 이후 세 번째 이 자리에 추대됐습니다. 일각에서는 '주석' 추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번에는 국무위원장의 지위를 명확히 하는 선에서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3일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 1일 회의가 22일에 진행됐다"며 "김정은 동지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으로 또다시 높이 추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보도에서 <조선중앙통신>은 국무위원장을 '공화국의 최고 직책'과 '국가수반'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표현은 지난번 추대 당시 '공화국 최고수위'에서 이번에는 '공화국 최고 직책' '국가수반'으로 표현됐다"며 "'최고수위'가 첫째 자리, 맨 꼭대기라는 다소 추상적·서열적 표현으로 제도적·헌법적 명칭과는 거리가 있는 반면, '최고 직책'과 '국가수반'은 공식 제도적 지위와 그에 따른 책임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헌법상 부여된 임무와 권한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홍 위원은 이 소식을 전하는 보도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선대를 넘어서는 최상급 표현을 쓴 것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홍 위원은 "이번 15기 추대 보도에서는 선대에 대한 언급 없이 '건국 이래 일찍이 있어 보지 못한 국가부흥의 위대한 개척기'와 '미증유의 대변혁, 대승리' 등 김 위원장에 대해 선대를 넘어서는 최상급 표현을 동원했다"며 "선대로부터 이어진 사상적 계승 대신 선대와는 다른 김 위원장 개인의 인격화된 사상 체계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국회의장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최룡해에서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으로 교체됐습니다. 조 상임위원장은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도 맡았습니다. 실질적인 역할을 하는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장과 국무위원회 위원을 내놓고 명예성 직책을 받은 만큼 2선 후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총무부장은 국무위원회 위원에서 제외됐습니다. 14기에서 김 부장이 부부장이라는 직급에 맞지 않게 국무위원회 위원 직책을 맡았지만, 국무위원장을 '공화국 최고 직책'으로 표현한 만큼 각 권력기구 대표성과 책임성을 갖는 인물로 국무위원회를 구성하며 자연스럽게 제외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홍 위원의 설명입니다.
 
한편 이번 회의 기간 김 위원장이 공언해 왔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반영한 헌법 개정이 이뤄질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안건 중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을 수정 보충함에 대하여' 등이 포함된 만큼 2일 차 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통일을 거부하고 남측을 '적대 국가'로 규정한 북한이 기존 헌법에 담긴 평화통일, 민족 등의 표현을 삭제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통해 대남·대미 메시지를 낼지도 관심입니다.
 
이석종 국방전문기자 sto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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