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보험사 자본성증권, 2분기 콜옵션 러시…차환이 대세
총 3조원 중도상환에서 2조원 규모 2분기 몰려
제도적·환경적 요인으로 신규 발행 유인은 낮아
2025-12-19 11:08:26 2025-12-19 11:08:26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9일 11:0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성증권과 관련해 새해 2분기에 대규모 콜옵션이 도래한다. 해당 시점에서 집중적으로 차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위한 신규 발행은 올해보다 물량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이미 발행금액을 크게 늘렸고, 일부 중소형사의 경우 자본 인정 한도도 소진돼서다.
 
새해 2분기, 차환 규모만 2조원에 달해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신용평가사 자료 등에 따르면 새해 보험업계의 기발행 자본성증권 콜옵션 만기 도래액은 약 3조원이다.
 
자본성증권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사채를 말한다. 만기 구조가 보통 신종자본증권 30년, 후순위사채 10년으로 이뤄지는데 중도상환인 콜옵션 기간으로 5년이 설정된다. 발행 후 5년 뒤에 상환하거나 차환하는 식이다.
 

(사진=연합뉴스)
 
2026년 콜 물량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흥국화재(000540) 450억원 ▲2분기 DB손해보험(005830) 4990억원, 현대해상(001450) 3500억원, KB손해보험 3790억원, 메리츠화재 2100억원, 미래에셋생명(085620) 3000억원, KB라이프 1300억원 ▲3분기 흥국화재 200억원, 교보생명(신종자본) 4700억원, 푸본현대생명 950억원, KB라이프 700억원, 농협손해보험 1000억원 ▲4분기 롯데손해보험(000400)(신종자본) 460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특히 2분기에 2조원 규모가 집중돼 있다. 해당 물량은 차환될 가능성이 높은데, 보험사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차환 없이 상환하면 채권 금액만큼 가용자본이 줄어들게 되고 K-ICS 비율도 하락한다.
 
차환 시 금리 여건은 불리하게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물량이 특정 시점에 몰리면 공급 유인이 커져 채권 금리가 상승 압박을 받기 때문이다.
 
앞선 건들의 금리는 낮게는 3.3%~3.4%, 높게는 3.9%~4.1% 정도 범위에서 결정됐다. 낮은 것은 회사채 신용등급이 AA급 이상으로 우수한 곳들이고, 높은 것은 A급으로 중소형 보험사다. 차환 금리가 이보다 낮으려면 금리환경도 유리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인하 여력이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추가 확충 감소 전망…한도 다수 소진
 
자본성증권의 실제 발행 규모는 콜 도래액보다 훨씬 많다. 기발행 채권을 차환하는 것 외에 자본을 새롭게 확충하는 건도 있어서다. 금리환경이 자본에 불리하게 작용하거나 내부 위험액(요구자본)이 증가하면 자본 확충 필요성도 커진다.
 
새해에도 K-ICS 관리 차원에서 신규 발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올해보다는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하반기 발행금액이 대폭 증가한 이후 올 하반기부터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어서다.
 
발행금액 추이를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2024년 1분기 1000억원 ▲2024년 2분기 1조원 ▲2024년 3분기 3조4000억원 ▲2024년 4분기 4조1000억원 ▲2025년 1분기 4조7000억원 ▲2025년 2분기 2조6000억원 등이다.
 
금리하락 시기에 K-ICS 하방 압력이 커지면서 발행 물량도 증가했던 것이다. 이때는 2위권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업계 대다수 보험사가 자본성증권을 활발하게 내놨다.
 
이후 3분기부터는 발행 소식이 상당히 줄었는데, K-ICS 비율이 이미 충분히 개선됐고 시장금리도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K-ICS 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 자체가 150%에서 130%로 낮춰졌기 때문에 관리 부담이 크게 완화된 면이 있다.
 
자본성증권이 가용자본 내 보완자본으로 인정될 수 있는 한도(경과조치 전 요구자본의 50%)도 크게 소진된 상태다. 지난 1년간 대규모로 발행했던 만큼 물량이 누적됐기 때문이다. 특히 ABL생명이나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등과 같은 중소형 보험사의 잔여 한도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3분기 기준 K-ICS 비율 양상은 일부 중소형사만 130% 아래다.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ABL생명 108%, KDB생명 43%, 롯데손해보험 115.3%, 하나손해보험 123.6% 등이 있다. 다만 ABL생명, KDB생명, 롯데손해보험 등은 경과조치 효과 덕분에 발행 부담을 낮춘 상황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K-ICS 비율 관리에 긍정적인 환경”이라며 “자본성증권 발행은 최근 1년~2년이 이례적으로 많았던 것이고, 지금 상황에서는 제도적이나 환경적 영향으로 발행 유인이 줄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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