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FP 장악에 반격 나선 K-소재사, 양산 전환 가속
포스코퓨처엠 등 2027년부터 본격 양산
전기차·ESS 분야서 LFP 수요 증가 영향
2025-12-17 15:35:25 2025-12-17 15:43:17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중국 업체들이 사실상 독점해온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이 양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을 앞세운 LFP 배터리 수요가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K-소재사들도 기존 삼원계 중심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LFP 체제 갖추기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포항 영일만 4산단에 위치한 포스코퓨처엠 포항 양극재 공장 전경. (사진=포스코퓨처엠)
 
1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포항 영일만4일반산업단지에 LFP 양극재 전용 공장을 짓는 안건을 승인했습니다. 2026년 착공해 2027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LFP 양극재는 전량 ESS용으로 공급될 예정입니다.
 
엘앤에프도 대구시 달성구 국가산업단지 내 3382억원을 투자해 연간 최대 6만톤 규모의 LFP 생산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내년 상반기 착공에 들어가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합니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제조 전문 회사인 에코프로비엠 역시 LFP 양극재 기술을 개발 중이며, 고객사에 시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들 소재 기업이 LFP 양극재에 주목하는 것은 기술적·경제적 측면에서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양극재는 전해질·음극재·분리막과 함께 배터리 4대 요소로, 리튬이온 저장과 방출을 통해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성능을 좌우합니다. 이 가운데 LFP 양극재는 상대적으로 화재 위험이 낮고 수명이 길어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매일 충·방전을 반복하는 ESS에 적합한 특성을 갖췄습니다. 원재료 확보에도 수월합니다. LFP 주원료인 철·인은 삼원계를 이루는 니켈·코발트 등 다른 원료에 비해 저렴하고 구하기가 쉬워 원재료 수급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이 같은 소재 원가 경쟁력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도 LFP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1~10월 전 세계적으로 등록된 순수전기차(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하이브리드차(HEV)에 사용된 양극재 총 적재량은 204만6000톤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LFP 양극재는 125만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6% 급증했습니다. 삼원계 양극재 적재량은 72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증가에 그쳤습니다.
 
배터리 업체들의 전략 변화도 LFP 양극재 수요 확대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부터 중국 남경 공장에서 ESS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합작 공장 일부 라인을 LFP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며, SK온도 충남 서산 공장에 증설 중인 생산 시설을 ESS 전용 LFP 라인으로 일부 전환한다는 방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LFP는 중국 업체들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ESS와 보급형 전기차 중심으로 수요가 지속 증가하며 국내 소재업체들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추세”라며 “양산 경험이 향후 글로벌 LFP 양극재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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