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이 2년 만에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간 부진했던 한국 시장에 신차 4종을 투입하며 재도약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이에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LG그룹 CEO 등과 협력을 모색하기도 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AG 올라 칼레니우스 CEO가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진행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표진수기자)
벤츠는 14일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에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를 열고 2027년까지 40종 이상의 신차를 국내에 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그는 브랜드의 미래 제품 전략을 상징하는 차량 4종을 국내 최초로 공개했습니다.
공개된 차량은 디 올-뉴 일렉트릭 GLC, 디 올-뉴 일렉트릭 CLA, 콘셉트 AMG GT XX, 비전 V 등입니다. 디 올-뉴 일렉트릭 GLC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전용 아키텍처 MB.EA를 최초로 적용한 모델입니다.
디 올-뉴 CLA는 자체 개발 운영체제인 MBOS를 최초로 탑재해 생성형 인공지능(AI)를 통해 차량과 운전자 간의 관계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킵니다. 콘셉트 AMG GT XX는 고성능 AMG 전기 아키텍처 기반 4도어 양산형 고성능 스포츠카의 청사진을 제시하며, 비전 V는 프라이빗 라운지 콘셉트의 쇼퍼 드리븐 리무진 쇼카입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순수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동화 기반 첨단 내연기관 차량 등 다양한 파워트레인 옵션을 제공하는 메르세데스-벤츠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신차 및 기술 출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칼레니우스 회장이 한국 시장을 중요한 시장이라 평가한 것은 이유는 한국을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메르세데스-벤츠 프리 나이트’ 행사 자리에서도 칼레니우스 회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직접 언급한 바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티아스 바이틀 대표이사가 14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진행된 '메르세데스-벤츠 미래 전략 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벤츠)
하지만 벤츠의 한국 시장 실적은 최근 수년간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2022년 국내 벤츠 판매량은 8만976대로 정점을 찍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2023년 7만6697대, 2024년 6만6400대로 판매량이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올해는 10월까지 누적 판매량이 5만4121대에 그쳤으며, 연간 판매량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벤츠는 신차를 통해 내년부터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것입니다.
칼레니우스 회장이 이번 간담회에서 대규모 신차 계획을 발표한 배경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칼레니우스 회장은 ‘모두가 선망하는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회사의 목표를 재차 언급하며, LG와 삼성 등 분야별 핵심 한국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에게 ‘월드클래스’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날 방한해 진행한 삼성, LG, 효성 등과의 회동에 대해 “생산적인 미팅을 가졌다”며 “주로 혁신과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삼성과 LG를 비롯한 여러 파트너와의 협력 여정은 25년 전 고급 서플라이 네트워크로 시작됐다”며 “현장인 아시아에서 독일 엔지니어링 팀이 업무할 수 있는 구매 허브를 구축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춘 전략에 대해서는 “한국은 문화의 강국이기도 해 차량을 설계할 때 한국 고객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특별히 디지털 관련 생태계에 신경 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체 개발 시스템인 MBOS는 개방형이기 때문에 한국 맵이나 엔터테인먼트를 담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인천=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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