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무역 협상 종착역 '임박'
베센트 "한·미 협상 마무리 단계"…정상회담 앞둔 막판 속도전
김용범·김정관 등 고위급 방미…APEC 전후 공동 발표 유력
2025-10-16 17:15:00 2025-10-16 18:27:01
[뉴욕=뉴스토마토 김하늬 통신원] 한·미 무역 협상의 종착역이 눈앞에 다가왔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미 간 무역 협상이 타결 일보 직전에 와 있다는 전망이 외신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미국 재무장관인 스콧 베센트는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미국에 급파하며 막판 담판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함께 치며 지원 사격에 나설 예정입니다. 관세 조정, 대규모 투자 약속, 외환 스와프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협상 타결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 우세합니다.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USTR)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재무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 무역 협상 '타결 임박'… 베센트 "세부 조율만 남았다"
 
15일(현지시간) 베센트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과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며 "10일 이내 발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표현을 반복하며 합의의 틀이 이미 마련돼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중 무역 관련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며 사실상 타결 임박 신호를 보냈습니다. 외신들도 일제히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한국의 투자 구조 제안을 일부 수용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며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관세 패키지가 사실상 합의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미국으로 출국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등과 연쇄 회동을 가질 예정입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워싱턴에 도착해 한미 간 무역 합의 후속 협상에 대해 "현재 빠른 속도로 조율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협상의 핵심은 한국이 약속한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이행 방식입니다. 한·미는 지난 7월30일 타결한 관세 협상에서 미국이 예고했던 대한국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한국이 총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나 투자 이행 방안을 두고 의견 차를 보여왔습니다. 한국은 외환시장 안정과 재정 부담을 고려해 대출·보증 중심의 간접투자를 선호하고, 미국은 초기 현금 투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일정 부분 유연성을 보이면서 '현금·보증 혼합 방식'으로 절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화스와프 논의도 병행…트럼프–5대 그룹 총수 '골프 회동'
 
특히 주목할 점은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금 지출 시 국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안전장치 마련 필요성에 양국이 공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베센트 장관은 "재무부가 통화스와프를 직접 제공하지는 않으며 그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소관"이라면서도 "내가 연준 의장은 아니지만 만약 내가 의장이라면 한국은 이미 싱가포르처럼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싱가포르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당시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은 바 있습니다. 구 부총리 역시 "미국이 우리나라 외환시장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우리가 제안한 방안이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한·미 협상과 관련해 APEC 정상회의 전후 공동 발표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과 미국이 관세 및 투자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으며, 양국이 세부 투자 조건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미 양측은 협정 문안의 법률 검토 단계에 들어갔으며, 남은 절차는 세부 투자 일정과 실행 구조 확정에 가깝다는 분석입니다. 베센트 장관의 발언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그는 "이번 협상이 마무리되면 미국의 공급망 안정과 아시아 동맹 네트워크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7~19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후원 행사에 참석합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리조트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은 주말 중 골프 라운딩을 함께할 계획으로 전해졌습니다. 외교가에서는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이번 만남이 협상 분위기를 한층 부드럽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이번 주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를 함께 칠 예정이다. (사진= AP 연합뉴스)
 
뉴욕=김하늬 통신원 hani487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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