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전국 15개 공항 노동자들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합니다. 교대근무제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월19일 하루 동안 경고성 파업이 진행된 이후에도 노사 간 협상은 진척이 없었습니다. 공식적인 교섭 창구조차 열리지 않고 있어 갈등 해결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파업이 장기화되면 공항 운영에 차질이 클 것이란 우려가 높습니다.
민주노총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10월1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노조 요구안이 수용될 때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입니다. 공항노동자연대는 인천국제공항을 포함해 국내 15개 공항을 운영하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들은 모회사의 불공정 계약 속에서 자회사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환경과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노조는 사측에 △현행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 전환 △인력 확충과 안전 인력 기준 마련 △모·자회사 노사공동운영협의회 설치 △불공정한 계약 관행 개선 등을 요구한 상황입니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4조 2교대 전환과 인력 확충 문제입니다. 노조에 따르면 이는 이미 지난 2022년 파업 당시 합의된 내용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인천공항 모·자회사는 연속 야간노동 근절을 위해 교대근무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약속을 수년 동안 이행하지 않았다”며 “인천공항 4단계 확장으로 면적이 두 배 가까이 늘고 여객이 급증했으나 자회사 인력 충원도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공항공사도 자회사 전환 이후 낙찰률 임의 적용에 따라 저임금 구조를 강요하고 있다”며 “자회사 노동자 쥐어짜기로는 공항에서 시민들의 안전도 더 이상 담보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을 비롯한 공항 노동자들이 지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열린 전국공항노동자 총파업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번 총파업엔 두 공항공사 자회사들에서 보안·보안경비, 소방·전력·기계 시설관리, 항공등화, 급유, 탑승교, 정보통신, 자기부상열차·셔틀버스·셔틀트레인 운영, 터미널 운영, 환경미화 등 공항 운영 노동자들이 참여합니다. 노조는 전체 자회사 조합원 6200여명 중 필수유지업무 인력 1200여명과 항공보안검색 인력 2000여명을 제외한 약 2000명 규모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봤습니다. 공항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특수경비업법으로 인해 파업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공항공사들은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실시간 상황 관리를 강화하고, 자회사와 대체 인력을 투입해 총파업에 대비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추석 연휴와 맞물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공항 운영에 차질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더욱이 9월19일 파업 이후 노사 간 교섭 창구도 막혀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노조는 사측이 책임 있는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공항공사나 자회사들이 언론을 통해서는 노조와 대화하겠다고 했지만, 공식적으로 교섭 자리를 제안하거나 노조 요구에 대해 진전된 의견을 전달한 게 없다”고 했습니다. 아직까지 노사 간 협상 자리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자회사인 인천공항운영서비스 관계자는 “정식 교섭은 없었지만 노조 집행부 일부와 경영진들이 대화 창구는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핵심적인 사안으로 교대근무제 개편과 관련해 이견이 있어 노사 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노조가 현행 근무제를 4조 2교대로 전환해 연내 시범운영, 내년 전면 시행 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며 “회사는 근무제 개편과 관련해 새 정부의 노동 관계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에 다시 협의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