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AK플라자, 급한 불은 껐지만…보이지 않는 '탈출구'
수익증권 인수한 지 1년도 안 돼 홀딩스에 처분
AK플라자 분당점 가치 확대보다 차입금 상환
순손실과 이자부담 지속에 수익성 제고 먼 길
2025-09-29 06:00:00 2025-09-2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25일 10:0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AK홀딩스(006840)가 자본잠식 위기에 빠진 AK플라자를 구출하기 위한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AK플라자가 보유하던 부동산 수익증권을 지주사인 홀딩스가 인수하면서 차입금 축소와 투자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 기업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본원적인 수익성 제고에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자사 온라인 쇼핑몰 AK몰을 매각하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은 역성장했다.
 
AK플라자 분당점.(사진=AK플라자)
 
수익증권 지분 100% 인수 1년도 안 돼 '재매각'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플라자가 올해 초 최대 지분율을 확보했던 부동산 사모 수익증권 '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0호' 약 559좌를 AK홀딩스에 610억원에 처분할 예정이다. 평가가액인 575억원 보다 약 35억원 높은 금액으로 처분가액이 형성됐다. 다만, 이는 계약일인 10월1일 직전일의 예상 기준가 가격을 대상 수익증권의 좌수에 곱해 산정한 금액으로, 확정 기준가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이번 수익증권 처분으로 조달한 자금은 올해 1월 AK홀딩스로부터 운영자금 목적으로 대여한 금액 1000억원 중 610억원을 우선 상환하는 데 사용키로 했다. 남은 390억원은 내년 1월까지 전액 상환할 예정이며, 지주사인 AK홀딩스와 협의 하에 중도 전액상환 또는 일부 상환할 수 있다. 
 
AK플라자는 지난 2015년 재무구조 개선작업의 일환으로 AK플라자 분당점에 대한 매각 후 재임대(세일즈 앤 리스백)를 결정하고 캡스톤자산운용에 매각한 바 있다. 이후 올해 초 AK플라자 분당점을 투자자산으로 하는 부동산펀드의 수익증권을 추가 취득해 최대 지분율을 확보했다. 지분 매입에는 계열사를 통해 조달한 자금과 유상증자 대금 일부가 활용되기도 했다.  
 
AK플라자가 보유한 캡스톤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50호 지분율은 지난해 말까지 63.06%에 그쳤으나, 올해 36.9%를 추가 취득하며 지분율을 100%로 확대했다. 지분 추가취득금액은 724억원에 이른다. 
 
계열사 지원을 통해 인수한 수익증권을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재매각한 데에는 실적 저하와 재무부담 심화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AK홀딩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말 AK플라자 매출액은 289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2363억원) 대비 22.62%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125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반기(1555억원) 대비 19.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자본총계는 241억원으로 지난해 말 438억원 대비 200억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이 가운데 당기순손실은 196억원으로 지난해 반기(208억원) 대비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당기순손실 지속에 재무부담 심화…상환 '급급' 
 
상황이 이렇자 AK플라자는 보유 중이던 수익펀드 일부를 지주회사에 매각하면서 발생한 자금으로 경영효율화와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주회사인 AK홀딩스는 부동산 사모펀드 수익증권을 매입하면서 투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부동산 펀드는 펀드 자산의 50%를 초과해 부동산과 부동산 관련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일컫는다. 실물 부동산뿐 아니라 부동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상품, 부동산 개발을 위한 대출 등에도 투자할 수 있다. 
 
구체적인 투자 방식으로는 △아파트나 상가 등 개발회사에 자금을 대여해주고 대출이자로 수익을 얻거나 △빌딩 등을 매입한 후 이를 임대해 임대수입과 가격상승에 의한 자본이익(capital gain)의 수익을 올리거나 △직접 개발에 나서 분양하거나 임대해 개발이익을 얻을 수 있다. 
 
AK플라자의 경우 임대수입과 가격상승에 의한 자본 이익을 확대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분당점의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부동산 펀드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AK플라자는 수익펀드 인수 당시 분당점 가치 제고를 위해 자연 친화적 복합문화공간 조성과 고객라운지 확장, 백화점MD 리뉴얼 등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AK플라자의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020년부터 6년 이상 이어지는 영업적자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올해 상반기 말 부채비율은 4464.24%를 기록했다. 재무부담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AK플라자 사업보고서 기준 이자비용은 22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73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주사인 AK홀딩스의 재무부담도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애경산업(018250)제주항공(089590)의 남은 지분 대부분을 담보로 제공해 1000억원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계열사 지원을 명분으로 내세운 자금 조달이지만 이미 그룹 전반에 리스크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특정 자산을 동원한 돌려막기 양상이 반복돼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AK홀딩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AK플라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라며 "AK홀딩스의 경우 계열사 대여금 회수를 통한 차입금 축소와 수익원 다변화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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