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롯데그룹, 2차전지·바이오 올인…재무 딜레마 커진다
2차전지·수소에너지·바이오 집중 속 그룹 총 차입 50조 돌파
바이오로직스 4조6000억원 투자…재무 부담 가중
신유열 부사장, 최근 지분 추가 매입…바이오 성과와 승계 직결
2025-09-09 06:00:00 2025-09-09 06:00:00
이 기사는 2025년 09월 5일 14:3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김규리 기자] 롯데그룹이 2차전지와 바이오 등 신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핵심 계열사의 실적 부진과 그룹 차원의 차입금이 50조원을 넘어서면서 ‘투자와 재무 사이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명분에도 단기적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신사업 성과와 재무 안정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롯데지주)
 
지난해 그룹 차입 50조 돌파…투자 확대에 자산 매각 효과 미미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004990)의 올 상반기 총차입금은 8조5779억원, 순차입금은 7조3419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각각 3.04%,1.87% 늘었다. 계열사까지 합산하면 지난해 그룹 전체 총차입금은 51조2000억원, 순차입금은 41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의존도는 35.1%, 부채비율은 112.2%로 집계됐다. 투자 규모는 2023년 대비 줄었지만, 화학·호텔·건설 부문의 현금창출력 저하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본격적인 투자 집행이 이어지면서 차입부담은 오히려 확대됐다.
 
 
특히 롯데그룹은 주력 사업이었던 화학(롯데케미칼(011170))·호텔(호텔롯데)·건설(롯데건설) 부문의 부진이 차입 의존 구조를 심화시켰다. 여기에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본격적인 투자 집행으로 약 6000억원의 자본적지출(CAPEX)이 발생하면서 재무 안정성에 부담을 더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3조8000억원 규모의 자산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신사업 투자 확대 속에서 차입 구조가 악화된 상황이다.
 
이주원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화학 계열사의 전지소재, 수소에너지 투자, 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감안할 때 현 수준의 높은 재무부담은 중기적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롯데케미칼의 신사업 투자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장기 투자 계획으로 인해 자산 매각 효과는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향후 자산 매각과 차입 구조 변화, 현금흐름 개선 여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바이오로직스 관련 투자 규모는 변동없이 예정대로 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 집중 전략과 승계 구도의 연결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은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의 행보와도 맞닿아 있다. 신 부사장은 최근 롯데지주 주식 4168주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0.03%로 끌어올렸다. 재계에서는 그가 차후 경영 승계를 위해 지분 매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신 부사장은 지주사 미래성장전략을 맡는 동시에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역임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바이오 투자 확대가 신 부사장의 입지 강화와 직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지난 2022년 700억원을 투입한 롯데헬스케어를 3년 만에 청산하고 자회사인 테라젠헬스 지분을 처분하는 등 헬스케어 사업을 정리하고 롯데바이오로직스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오는 2030년까지 총 4조6000억원을 투입해 송도에 3개의 대규모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신설하고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포함해 총 40만리터(L)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룹 차원의 미래 성장 축을 다변화하기 위한 성장 전략이지만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투자 집행은 당분간 롯데그룹의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주 미래성장실과 바이오 부문을 동시에 맡고 있는 신유열 부사장의 역할을 고려하면 향후 바이오 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전 사업부문의 실적이 부진해 그룹 차원의 투자 여력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바이오 투자 확대는 재무적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주원 한기평 연구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규모 투자금 투입으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가 전체 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에는 직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자산 매각, 자본 조달, 차입 등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의 실행 규모와 구조 그리고 이로 인한 그룹 전체의 지표 추이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규리 기자 kk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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