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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03월 7일 17:25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DB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잔여 한도를 대부분 소진했기 때문인데, 이 경우 증권을 내놔도 자본확충 효과가 인정되지 않는다.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이 부진한 가운데 외부 여건도 좋지 않아 자본확충은 절실한 상황이다. 두 보험사 모두 대주주 지원 의지가 커 기댈 곳은 남았다는 평가다.
자본인정 한도 부족…발행 여력 없어
7일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KDB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은 K-ICS 제도상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인정되는 자본 한도가 대부분 소진됐다. 잔여 한도는 남아 있는 차입 한도와 자본인정 한도 가운데 작은 값으로 산출됐으며, 발행 잔액 기준은 지난달 말까지로 반영됐다.
자본성증권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뜻한다. 채권을 발행하면 부채가 아닌 자기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보험사가 자본을 확충하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본적정성 지표인 K-ICS 비율을 올리는 것이 목적이다.
미상환 잔액을 살펴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KDB생명은 신종자본증권 2160억원과 후순위채 5300억원이 있다. 이 가운데 제9회차 후순위채 1200억원은 지난해 10월 조기상환 콜옵션이 도래해 갚았다. 이어 12월에는 신종자본증권 250억원을 사모 발행했다. 현재 총 잔액은 6510억원으로 파악된다.
푸본현대생명은 같은 기간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과 후순위채 8925억원이 있다. 지난해 10월 제14회차 후순위채 1000억원 콜옵션이 도래하면서 해당 금액을 상환했다. 나머지 잔액은 8925억원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채권 두 건만 상환했을 뿐 신규로 발행하지는 않았다. 해당 잔액만큼 자본확충 효과를 얻고 있는 셈이다. K-ICS는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값인데 자본성증권은 가용자본을 늘리는 요인이다. 가용자본 내 기본자본은 신종자본증권으로, 보완자본은 후순위채로 채우는 식이다.
자본성증권의 인정 한도는 K-ICS 내 ‘요구자본’이 기준이다. 신종자본증권(스텝업 조항 없는 경우)은 요구자본의 10%까지 기본자본으로 인정되며 나머지 초과분은 보완자본에 할당된다. 후순위채는 전액 보완자본 분류이며 요구자본 50%까지가 기준이다. 전체 합산 인정 한도는 요구자본 50%다.
요구자본 규모는 경과조치 전 기준 KDB생명이 1조3696억원, 푸본현대생명이 1조3787억원이다. 요구자본 50%를 감안하면 현재 두 보험사 발행 잔액은 인정 한도를 실제 대부분 채웠다.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발행 잔액이 요구자본 50%보다 오히려 많은데 이는 경과조치 공통 사안 영향으로 보인다. K-ICS 제도 시행 전인 2023년 이전에 발행한 건은 한도 초과 여부와 관계 없이 보완자본으로 인정하는 내용이다.
푸본현대생명은 미상환 잔액 중 2023년 이전에 발행한 금액이 4545억원이다. 나머지 4380억원은 그 이후 건이다. 이를 고려하면 소진할 수 있는 한도가 2500억원가량 남는다. 다만 해당 금액만큼 증권을 발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완자본을 구성하는 요인이 자본성증권 외 여럿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채워지는 금액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KDB생명, 푸본현대생명)
K-ICS 개선 10%p 내외 불과…대주주 유상증자에 '시선'
한국기업평가 분석에 의하면 KDB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이 자본성증권으로 K-ICS 비율을 올릴 수 있는 수준은 최대 10%p 정도다. 지난해 3분기 경과조치 전 기준 K-ICS 수준은 KDB생명이 66.3%, 푸본현대생명이 17.3%다. 보험업법 기준인 100%와 격차가 상당한 상태다. 경과조치 적용 후에는 각각 179.5%, 200.9%까지 올라가지만 기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소멸되는 만큼 적용 전 기준치를 높이는 것이 과제다.
현재 보험업을 둘러싼 환경은 K-ICS 하방 압력이 상당히 거센 상태다. 지난해 4분기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조정은 보험계약마진(CSM) 감소와 K-ICS 하락을 부추겼다. 금리 하락이라는 부정적 환경 속에서 보험부채 할인율을 강화하는 제도적 사안 역시 K-ICS 하락 폭을 더욱 깊게 만들고 있다. 보험업계서 자본성증권 발행이 대폭 늘어난 이유다.
KDB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이 기댈 수 있는 곳은 대주주 유상증자 지원 정도다. 최근 KDB생명은 산업은행이 지난해 6월 299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그 전인 2023년 9월에도 유상증자 1000억원이 완료됐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2023년 8월 대만 푸본금융으로부터 유상증자로 3925억원 지원을 받았다. 앞서 2021년 6월에는 4580억원이 있었다.
이와 관련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푸본현대생명 관계자도 “그동안 많은 지원이 있었지만 특정 계획은 알 수 없다”라고 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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