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카카오뱅크가 금융 취약계층을 위한 대안은행이라는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취지를 져버리고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지이 않습니다. 작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도 주택담보대출과 같이 우량담보를 통한 손쉬운 이자장사에 기댄 덕입니다. 그럼에도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설정해 관리하는 데 그치는 등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카카오뱅크(323410)의 주담대 잔액은 12조6250억원으로 전년 4분기(9조1380억원) 대비 38% 급증했습니다. 반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4조9000억원으로 전년(4조3000억원) 대비 13%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카뱅의 주담대 잔액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9월 3조8000억원에 불과했던 주담대 잔액은 2021년 말 9조1000억원을 돌파했고, 2년 뒤인 2023년 말 21조3000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주담대 잔액 24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수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제쳤습니다. 현재 카뱅보다 주담대 규모가 큰 곳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기업은행 뿐입니다.
그런데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1년 내내 31~32%대에서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31.5%에서 4분기 32.3%로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주담대 비중이 23.5%에서 29.3%로 급등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지난해 4분기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했으나 중·저신용 대출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진은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의 모습.(사진=뉴시스)
이에 그동안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대출받기 어려운 금융취약계층을 지원하는 설립 취지를 망각한 채 수익성 높은 주담대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 2023년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같은 해 12월부터 인터넷은행들과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목표 비중을 설정하고 그 선에서 취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습니다. 목표 비중만 맞추면 주담대 비중이 훨씬 높더라도 별도의 제재를 적용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여전히 인터넷은행들은 주담대 이자장사로 수익을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공급을 소홀히 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담대에 집중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음에도 금융당국이 손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은행은 금융취약계층인 중·저신용자 지원을 중점으로 둬 설립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주담대에 더 치우쳐있다"며 "현재 금융당국의 대책은 목표치를 채우기만 하면되기 떄문에 은행 입장에선 딱히 더 대출을 내줄 이유가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금융당국이 각 은행별로부터 얘기를 듣고 포용금융을 현실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설정해 관리하고 있고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통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유도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설립 목적에 반해 주담대로 이윤을 늘리고 있는데도 금융당국이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금융감독원 앞 사람이 지나가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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