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2일 17:4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롯데손해보험(000400)이 지난해 3분기 지급여력제도 지표인 K-ICS 비율이 대폭 하락했다. 금리 하락이라는 외부 요인 탓에 자기자본이 줄어들었고, 보유계약에서 인식하는 각종 위험액도 커졌다. 금융당국 기준치 유지마저 불안정한 상태다. 4분기 실적에는 계리적 가정이 기존보다 보수적으로 반영돼 K-ICS 비율이 더 부정적인 것으로 관측된다.
"가용자본 줄고 요구자본 늘고"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 K-ICS 비율이 경과조치 전 128.7%, 후 159.8%로 확인된다. 앞선 2분기 대비 각각 10.4%p, 13.3%p 하락했다.
경과조치는 금융당국이 K-ICS 도입에 대비해 마련한 일종의 연착륙 장치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장기손해보험 항목 내 신규 보험리스크인 장수·해지·사업비·대재해 부문에 대해 경과조치 효과를 받고 있다. 관련 리스크를 지난 2013년부터 10년 동안 매년 10%p씩 점진적으로 인식하는 방식이다.
K-ICS 비율은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으로 산출한다. 가용자본이 보험사가 보유한 자기자본과 보험계약마진(CSM) 기반이라면, 요구자본은 보험·투자영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리스크를 금액으로 산출하고 합산한 것이다.
롯데손해보험은 가용자본이 2조8616억원이며 요구자본은 경과조치 적용 전 2조2231억원, 후는 1조7911억원이다. 경과조치 효과로 4320억원 규모의 신규 리스크를 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3분기는 전 분기 대비 가용자본이 789억원 감소한 반면 요구자본은 경과조치 전 1086억원, 후가 921억원 증가했다. K-ICS 계산식에서 분자와 분모 모두 불리한 방향으로 작용한 것이다. 3분기 비율이 두 자릿수로 크게 떨어진 이유다.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경과조치 전이 46.1%p, 후가 53.4%p 하락했다.
K-ICS 비율 기준치는 보험업법 기준이 100%, 금융당국 권고 수준이 150%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해 경과조치 전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를 계속 밑돌았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봐도 당국 권고치에 가까워지면서 K-ICS 관리 필요성과 부담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금리 하락에 계리적 가정 변동까지 ‘첩첩산중’
K-ICS 내 가용자본이 줄어든 배경에는 금리 하락이 있다. 보험사는 통상 부채 듀레이션(금리민감도)이 자산 듀레이션보다 길다. 금리가 내려가면 자산보다 부채에 대한 평가가치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게 된다. 그 차이만큼 자본은 줄어드는 구조다.
실제 롯데손해보험은 3분기 자산총계가 15조1101억원에서 15조3096억원으로 증가할 때 부채총계는 14조1528억원에서 14조4311억원으로 늘어났다. 그 결과 자본총계는 9573억원에서 8785억원으로 줄었다. 자본총계 내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2235억원에서 –3195억원으로 손실 금액이 확대됐다.
(사진=롯데손해보험)
요구자본에는 리스크 항목으로 ▲장기손해보험위험액 ▲일반손해보험위험액 ▲시장위험액 ▲신용위험액 ▲운영위험액 등이 있다. 롯데손해보험은 특히 장기손해보험위험액이 1조7335억원으로 이전 분기 대비 약 1000억원 늘었다.
장기손해보험위험액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큰 항목인 장해·질병위험과 해지위험 금액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보장성보험 신계약을 판매하면서 불가피하게 인식하게 되는 리스크, 보유계약 손해율이나 해지율 같은 계리적 가정 내용이 전반적으로 담겼다.
롯데손해보험은 전년도 3분기에 이어 4분기 K-ICS 비율 전망도 불안하다. 가용자본 측면에서 금리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요구자본 항목인 보유계약의 계리적 가정도 기존보다 더 보수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모형, 연령대별 손해율 적용 등 계리적 가정을 일부 조정했다. 이는 K-ICS 산출에서 관련 위험액을 늘리고, CSM을 줄이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롯데손해보험은 해당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비교적 최근에 취급한 계약에서 영향이 큰 것으로 얘기되고 있다”라면서 “롯데손해보험은 보장성보험 영업을 비교적 최근에 강화해 4분기에 반영될 계리적 가정 관련 영향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