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원내대표주재 비공개 중진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명태균 씨가 지난 2021년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윤상현 의원을 국민의힘에 직접 복당시키고, 윤 의원이 '윤석열 캠프' 본부장을 맡게 될 거라고 단언한 녹취가 공개됐습니다.
6일 오후 민주당은 2021년 8월 당시 명 씨와 지인의 대화 내용 중 명 씨의 발언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녹취를 보면 명 씨는 "내가 볼 때 (윤석열 캠프) 본부장 정도 되려고 하면 윤상현이 정도 돼야 안 돼요?"라며 "윤상현이가 전두환이 사위인 데다가 이혼하고 그 사람은 충청도거든요. 원래 정진석이 꼼짝 못 하지, 권성동이 꼼짝 못 하지, 장제원이나 이런 아들은 가지도 못해요. 그 가들 누르려고 내가 윤상현이 복당시켰어요"라고 말합니다.
윤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공천 결과에 불복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당선됐다가 2021년 8월 5일 국민의힘에 복당한 바 있습니다.
그는 또 "다음 주에 준석이(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 하고 나하고 윤상현이 만나요"라며 "그래서 윤상현이가 저 본부장으로 앉을 겁니다"라고 합니다.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캠프 본부장 자리를 직접 거론한 건데, 연결 고리로 이준석 당시 대표를 언급했습니다.
명 씨는 윤 의원을 통해 계파 간 균형을 맞출 수 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는 "윤상현이가 앉으면 어찌 되는 줄 알아요?"라며 "박근혜 나와도 '누나, 야는 봉급 받고 그냥 일한 기다. 우리 윤석열이는' 박근혜 나와도 친박들 그거 막아야지"라고 했습니다.
명 씨는 함바(건설현장 간이식당) 비리 의혹으로 재판 받던 윤 의원이 유죄를 피할 수 있는 건 윤석열 캠프 총괄본부장 자리 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명 씨는 "제1야당의 제1지지율을 받는 후보의 총괄본부장을 잡아넣을 수 있어요?"라며 "정권 바뀌면 그 사람 어떻게 되냐? 무죄 되겠지. 윤상현이 살려면 어찌해야 돼요? 그래서 내가 윤상현이 제일 친한 함성득이한테 (윤석열 캠프 합류 시키라고) 내가 시켰지. 함성득이는 내 보고는 미륵보살이라 하니까"라고 말합니다. 함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크로비스타에 살던 시절 이웃 주민으로 대통령 내외와 가깝게 지내던 사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 씨의 말대로 윤 의원은 복당 2개월 만에 윤석열 캠프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됐습니다. 또 2022년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2심과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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