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국 유엔대사 "러, 불량국가 북 병력 동원해 도박"
안보리서 '북 파병' 규탄…미 "계속 조사 중,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
2024-10-22 07:44:11 2024-10-22 07:44:11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대표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북한이 병력을 보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무리 군사적으로 절박하더라도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악명높은 불량국가'의 병력을 동원하는 도박을 통해 전쟁 흐름을 바꾸려고 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즉시 이러한 북러간 불법 군사협력은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황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우크라이나 평화 및 안보 유지를 주제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공식회의에서 "북한은 국제규범과 안보리 결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해왔지만, 북한의 군대 파견은 우리마저도 놀라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황 대사는 이번 파병으로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여가 질적으로 변화한 점을 지적하며 "북한이 (앞으로) 군사적, 재정적 지원 혹은 핵무기 관련 기술과 같은 반대급부를 러시아로부터 기대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이런 새로운 사태 발전에 대응하여 동맹국 및 우방국 등과 협력해 다양한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최근 발족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 등을 통해 (대북) 제재 위반도 계속 감시하고 보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북한이 병력을 보내고 있다는 한국 정부 발표 등이 사실이라면 이는 위험하고 매우 우려되는 발전이자 깊어진 북·러 군사 관계를 시사한다"고 전했습니다.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대사는 "만약 러시아가 병력 문제로 북한에 의존하고 있다면 이는 크렘린궁이 절박한 상태에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일 것"이라며 "러시아는 외부 지원 없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의 경우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 중입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북한이 러시아를 위해 대규모 파병을 결정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보도와 관련해 진상을 계속 조사 중이며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앞으로 며칠 내로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서방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핵무기 개발 추진 발언에 대해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미국과 그 동맹국은 이란, 중국, 북한을 부기맨(아이들에게 겁을 줄 때 들먹이는 귀신을 일컫는 말)으로 삼아 두려움을 팔며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기 위해 북한이 병력을 보내고 있다는 한국 정부의 발표와 언론 보도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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