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AI 폐쇄회로(CC)TV가 오작동 없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으로 유지 보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일촉즉발 위기에서 가장 먼저 상황을 인지하고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AI CCTV 설치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고장난 상태로 달려 있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13일 국내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노동자 A씨가 갑자기 감전돼 쓰러졌습니다. 그런데 이때 타워크레인에 설치된 최신식 CCTV가 쓰러진 노동자를 뒤늦게 비췄습니다.
최신 CCTV는 A씨를 확대해 비추는 듯하다가 이내 휙 다른 방향으로 회전한 후 다시 돌아왔다고 알려졌는데요. 업계에선 해당 CCTV가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지능형 CCTV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CCTV는 국내 물리 보안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삼성 에스원, SK쉴더스, KT텔레캅의 것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I CCTV는 사건·사고 발생 시 즉각 경고음을 내보내고 동시에 관제센터와 운영자에게도 알리게 돼 있습니다. 그러나 해당 CCTV는 쓰러진 노동자를 뒤늦게 발견한 데다 관제센터에도 즉각 알렸는지 의문스러운 상황입니다.
AI CCTV 설치 비중이 높아지는 배경으로는 빠른 현장 대응이 가능하다는 점이 꼽힙니다. 물리보안 업체들은 학교 폭력이나 범죄 등 다양한 산업 환경을 알고리즘화 해 실제 상황에 대한 인식률을 높이고 있습니다. 인식률이 높아야 적재적소에 경고음 등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AI CCTV 설치가 일반 CCTV 보다 비싼 이유입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CCTV 시장 규모는 354억7000만달러(약 49조원)에서 2029년 1029억달러(약 142조원)로 연평균 16.8% 성장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항공 엔진시장 규모(150조원)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특히 2029년 전체 CCTV 시장에서 AI CC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최신 기술이 탑재된 CCTV임에도 불구하고 작동에 오류가 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AI CCTV 역시 기계여서 오작동 할 수 있어 고정적으로 유지 보수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동시에 현장 관리감독 인력을 늘려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거리에 CCTV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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