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신생 기획사 F&F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5세대 걸그룹 ‘유니스’가 팀 내 필리핀 멤버를 교두보로 글로벌 확장세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기존 K팝 걸그룹 외국인 멤버 구성이 일본과 중국, 태국에 쏠려 있었던 데 반해 유니스는 필리핀 멤버 두 명(엘리시아, 젤리당카)을 발탁했는데요.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필리핀 멤버 영입으로 인해 영어를 사용하는 자국팬들이 SNS 챌린지 등을 통해 글로벌 영어권 국가로 유니스의 이미지를 빠르게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건데요. 기존 일본, 중국, 태국 등에 국한된 외국인 멤버 영입에서 필리핀 시장의 잠재적 가능성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유니스. 사진=F&F엔터
높은 구매 소비력, 자국 멤버에 대한 충성도
유니스의 필리핀 멤버 엘리시아와 젤리당카는 데뷔 전부터 사전 인지도가 높았습니다
. 엘리시아는 필리핀 영재육성 프로그램 출신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출연 경력도 있고
, 젤리당카는 필리핀 미인대회 우승자 출신입니다
. F&F엔터 측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김연아 손흥민을 응원하는 것처럼 필리핀에서 두 멤버에 대한 지지와 응원이 대단하다
”며
“유니스 멤버 선발을 위한 프로그램
‘유니버스티켓
’ 방송 당시 모든 지원자 중 두 멤버가 매 회 가장 높은 득표수를 기록했을 정도다
”고 말했습니다
.
엘리시아와 젤리당카를 향한 필리핀 내 높은 관심이 국내 K팝 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뜻인데요. 실제 ‘유니버스 티켓’ 방송 동안 멤버 선발 투표에서 필리핀 팬덤이 차지하는 투표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F&F엔터 분석입니다. 엘리시아와 젤리당카의 지지층은 필리핀에 거주하는 10~30대까지의 연령층이고 이는 글로벌 K팝 소비층과도 일치합니다.
F&F엔터 측은 “태국이 K팝과 가장 밀접한 국가로 인식돼 있지만 예상 밖으로 필리핀의 소비력이 높은 것으로 파악이 됐다”면서 “특히 자국 멤버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 엘리시아와 젤리당카는 이미 필리핀에서는 톱스타 인지도를 갖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좌)유니스 멤버 엘리시아 (우)유니스 멤버 젤리당카. 사진=F&F엔터
북미, 남미, 유럽시장의 교두보 역할
필리핀 시장 중요성은 동남아시아 국가 중 필리핀이 유일하게 북미 남미 유럽 음악시장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데 있습니다. 이유는 필리핀이 영어권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동남아 출신 가수 중 빌보드에서 큰 활약중인 ‘SB19’ 역시 필리핀 그룹입니다.
F&F엔터에 따르면 유니스 데뷔곡 뮤직비디오 공개 뒤 세계 각국 유입량을 자체 조사했는데 미국과 멕시코 등 영어권 국가 유입량이 유의미할 정도로 눈에 띄었답니다. 이에 대해 F&F엔터는 “전체 유입량 가운데 미국과 멕시코 팬들이 15% 수준을 차지할 정도였다”면서 “필리핀이 영어권 국가이다 보니 가능한 현상인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최재우 F&F엔터 대표는 “현지 시장 조사를 통해 동남아 국가 중 필리핀이 북미와 남미 그리고 유럽시장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필리핀 멤버 두 명이 오디션 방송 기간 동안 매회 압도적 인기를 통해 선발됐는데, 예상 밖의 효과를 보고 있어서 내부적으로도 필리핀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왼쪽부터)'블랙핑크' 태국인 멤버 리사, '베이비몬스터' 태국인 멤버 파리타, 치키타. 사진=YG엔터테인먼트
기존의
K팝 시장에서 필리핀은 미개척 시장으로 여겨지던 곳이었습니다
. 초창기
K팝 시장엔 일본과 중국 멤버가 각 팀에서 활동했고 이후 동남아까지 멤버 선발 범위가 늘었지만 태국에 집중돼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 와이지엔터테인먼트(122870)의 블랙핑크 리사가 글로벌 성공을 거둔 뒤 엔터사들은 앞다퉈 태국인 멤버를 영입하기 시작했습니다
. ‘블랙핑크 동생그룹
’으로 불리는 베이비몬스터 멤버
7인 가운데 두 명이 태국인
(파리타
, 치키타
)이고
, 큐브엔터(182360)의 (여자
)아이들
, 하이키
, 비비업
, 키스오브라이프
, 트리플에스
, 버스터즈
, 지걸즈에도 태국인 멤버가 있습니다
.
이런 가운데 신생 기획사
F&F(383220)엔터가 태국이 아닌 필리핀 멤버를 두 명이나 영입하는 시도를 했고
, 이 시도가 유의미한 출발을 알리고 있어 필리핀 시장의
K팝 잠재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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