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공장 투자가 재개되며 장비업계도 수주일감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업사이클로 전환되면서 계약주문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웨이퍼 이송장비를 만드는 코스텍시스템은 내수일감 확대가 뚜렷합니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완성품 제조사를 비롯해 원익IPS, 유진테크 등 공정장비 회사도 고객사로 상대합니다. 지난해 반도체웨이퍼이송장비의 내수 매출은 230억원으로 전년 157억원보다 커졌습니다. 코스텍시스템은 또 지난해 이송장비 총 32기를 수주해 26기를 납품하고 6기가 남았습니다.
최근 유상증자를 진행한 윈팩(패키징, 테스트업체)은 증자대금 중 275억원이 신규 장비 투자 용도라고 알렸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고객사로 상대하며 시장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하는 목적입니다. 윈팩은 SK하이닉스를 10년 이상 주 고객으로 거래해왔으며 신규 고객사인 삼성전자향 비중도 커지고 있습니다. 비록, 지난해 매출이 줄고 영업적자를 봤으나 신규 일감이 늘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입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용 장비 214억원어치를 수주했습니다. 지난달 21일 관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달 8일엔 반도체 검사장비를 만드는 네오셈이 SK하이닉스향 67억원 계약사실을 알리는 등 수주릴레이가 이어집니다. 장비업체는 아니지만 삼성전자 평택 공장 건설 프로젝트 감리 등 관리사업을 수행하는 한미글로벌도 최근 기존 수주계약액 571억원에서 108억원을 증액했다고 밝혔습니다.
공장 구조물을 먼저 지은 다음 장비를 납품하는 수주업과 달리 공장을 가동할 때 납품하는 재료, 서비스 협력사들은 회복시기에 차이를 보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DB하이텍 등을 거래처로 두고 있는 원익홀딩스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에도 장비판매를 늘렸습니다. 사업지주회사인 원익홀딩스는 반도체 장비 사업만 따로 보면 관련 매출이 작년 3222억원으로 전년 2692억원보다 증가했습니다.
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반도체용 특수가스를 판매하는 후성은 지난해 매출 5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3% 감소했습니다. 작년 반도체 시장 역성장에 따른 메모리용 가스 수요 감소 풍파를 겪은 탓입니다.
한 삼성전자 협력사 관계자는 “지난해 납품 물량이 감소해 매출이 줄어든 데다 원자재값도 오르며 영업적자를 피하기 힘들었다”면서 “올해는 업황이 반등해 실적도 회복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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