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정권심판 여론에…이종섭, 떠밀리듯 사의 표명
공수처에 입장문 전달 "빨리 조사해줄 것 계속 요구"
2024-03-29 10:53:49 2024-03-29 10:53:49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산협력 관계부처-주요 공관장 합동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9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임명 25일 만의 사의 표명으로, 4·10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거취를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사 측 김재훈 변호사는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오늘 외교부 장관께 주호주대사직을 면해주시기 바란다는 사의를 표명하고 꼭 수리될 수 있도록 해주실 것을 요청드렸다"고 전했습니다.
 
이 대사는 입장문에서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줄 것을 계속 요구해왔다"며 "그러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이 대사는 공수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주호주대사에 임명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법무부가 이 대사의 출국금지 조치를 해제했고, '도피성 출국'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대사는 출국 11일 만에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을 명분으로 귀국했습니다. 해당 회의가 이 대사의 귀국을 위해 '급조'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 대사의 국내 체류에 '명분'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이 대사 귀국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종섭을 해임하라"고 압박했는데요. 여당 내부에서도 총선 참패 우려가 커지자, 이 대사가 임명 25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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