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전자 부품 기업
삼성전기(009150)가 22년간 쌓아온 카메라 모듈 역량을 앞으로는 달리는 스마트폰이라 불리는 ‘자율주행차’에 쏟아붓습니다. 카메라 모듈이란, 렌즈와 액추에이터, 이미지 센서가 카메라 하나의 기능을 위해 합쳐진 것을 말합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 기존 전기차나 내연기관 차량 대비 카메라 탑재수가 8배 이상 많아지면서 삼성전기도 수익성 강화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 14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전장용 카메라 핵심 기술과 전장 카메라 사업 계획 등을 발표하는 제품학습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곽형찬 삼성전기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전장광학팀장(상무)은 “회사의 전장 업력은 길지만 그동안 자동차 시장에 강하게는 못 들어갔는데 최근 전장에 카메라가 많이 필요해지면서 삼성전기에도 많은 기회가 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곽 상무는
삼성전자(005930), 중국 샤오미·오포·비보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개발만 20년 이상 해온 전문가입니다.
곽 상무는 “이미지 센서를 제외한 렌즈와 액추에이터에 대한 기술을 자체적으로 갖고 있고 이것이 우리의 경쟁력”이라고 했습니다. 액추에이터는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손떨림 방지 기능을 하는 기술이며, 렌즈는 사람의 수정체에 해당해 빛을 모으는 역할을 합니다. 이미지 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 반도체입니다.
곽형찬 삼성전기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전장광학팀장(상무)이 14일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삼성전기 카메라모듈 제품 학습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곽 상무는 이날 눈, 비 악천후에도 끄떡없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공개했습니다.
극한의 낮은 온도로 카메라에 김서림이나 성에가 낄 경우 오작동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방지하기 위해 카메라 모듈 내부에 렌즈 부분을 데우는 ‘히팅’ 기능을 넣은 제품입니다. 삼성전기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기술입니다. 특히 경쟁사인
LG이노텍(011070)도 렌즈 하단을 직접 가열해 눈·성에를 녹이는 기술이 있는데 성에 등이 녹아 렌즈가 정상 작동하는 속도가 4분으로, 삼성전기 1분 보다 느립니다.
또 비가 왔을 때 카메라에 물방울이 계속 남아있으면 차선 변경이나 움직임 감지 등 주행안정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때 세계 최고 성능의 발수 코팅으로 렌즈에 맺힌 물방울을 빠르게 제거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발수 코팅 기술은 발수각(물방울이 튀는 각도)을 최대화해 물방울이 렌즈에 접촉하는 면적을 최소화해 물방울이 쉽게 날아갈 수 있게 합니다. 특히 기존 시장에 나와 있는 코팅 제품은 햇빛이나 자외선에 노출되면 1년 안팎으로 마모되지만 삼성전기 코팅은 3년 이상 수명이 길어 내구성 역시 강합니다.
삼성전기 전장용 카메라 모듈. (사진=삼성전기)
곽 상무는 이날 유리, 플라스틱 렌즈를 혼용한 하이브리드 카메라 모듈로 안정성과 생산성 모두 확보해 전장 카메라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그는 “전장용 카메라에 주로 탑재되는 유리 렌즈는 빛을 잘 투과해 굴절률이 높고 열에 강하다는 특징이 있지만, 무겁고 충격에 약해 쉽게 깨질 수 있는 파손 위험이 있다. 반면, 스마트폰 카메라에 주로 탑재되는 플라스틱 렌즈는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면에서 유리 소재보다 유리하지만 유리 렌즈보다 온도 변화에 의한 수축과 팽창이 커 굴절률이 변하면서 성능 저하가 일어난다. 때문에 자동차와 같이 가혹한 외부환경에서 신뢰성 확보가 어렵다. 이런 두 렌즈의 장점을 결합하고 단점을 보강한 하이브리드 렌즈를 최근 자동차 브랜드에 공급,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기는 시장 최고 성능의 발수 코팅 기술과 히팅 기능이 탑재된 사계절 전천후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연내 양산한다는 계획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콘세직 비즈니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는 2023년 31억달러(약 4조1200억원)에서에서 2030년 85억달러(11조3000억원)로 연평균 약 13.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삼성전기의 전장 카메라 사업 이력.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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