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빗 브릿지 해킹②)피해 복구 요원…클레이튼 생태계 불똥 튀나
오지스, 클레이튼 재단과 '긴밀 관계'…생태계 부정 영향 우려
클레이튼, '오르빗 브릿지' 해킹 책임 없지만 '신뢰' 하락 가능성
클레이튼 "오지스 복구 대응 진척되도록 최대한 지원 진행"
2024-03-13 16:29:39 2024-03-13 16:30:35
[뉴스토마토 배덕훈·이범종 기자] 국내 블록체인 기업 오지스의 크로스체인 서비스 '오르빗 브릿지' 해킹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클레이튼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 관심이 모입니다.
 
13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해킹 피해를 입은 오르빗 브릿지는 이더리움과 클레이튼 등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자산 이동 효과를 내는 크로스체인 플랫폼입니다. 국내에서 클레이튼 생태계의 주요 크로스체인 플랫폼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풀스택 블록체인 기술 기업인 오지스 역시 클레이튼 재단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오지스는 글로벌 탈중앙화 거래소인 '클레이스왑(KLAYswap)', KLAY 퍼블릭 스테이킹 플랫폼 '클레이스테이션(KLAYSTATION)', 클레이튼 블록 탐색기 '클레이튼 스코프(KlaytnScope)' 등을 개발했습니다.
 
특히 오지스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GC)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클레이튼 재단에 따르면 GC 멤버들에게는 새로 발행된 클레이와 거래 수수료의 합계 중 40%가 분배됩니다. 생태계 이득을 GC와 나누는 겁니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오지스 (사진=클레이튼)
 
또한 클레이튼 재단은 지난해 8월부터 오르빗 브릿지 내 자산 전환 과정의 무결성을 확인하기 위한 밸리데이터(검증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9월에는 오지스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생태계 강화 업무협약을 맺는 등 상호 보완 관계를 강화했습니다. 양사는 업무협약식에서 "오지스와 클레이튼 생태계의 성장이 궤를 같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서로를 잘 이해하는 파트너사와 글로벌 시장에서 생태계 확장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 높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처럼 긴밀한 관계 속에 터진 해킹 악재가 클레이튼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클레이튼 스코프에 따르면, 현재 클레이튼 체인에는 oETH 등 오르빗 브릿지를 통해 발행된 o자산이 널려 있습니다. o자산은 원본 토큰을 일종의 담보 형태로 이더리움 볼트(금고)에 보관하면 발행되는 자산인데요. 이번 익스플로잇(취약점 공격)으로 이더리움 볼트 내에 있는 1000억원어치 원본 자산이 탈취됐습니다. 클레이튼 생태계와 맞물려 움직이는 오르빗 브릿지의 대다수 담보 자산이 털린 겁니다.
 
이후 오지스 측은 즉각 수사를 의뢰했지만, 오히려 오르빗 브릿지의 토큰인 '오르빗 체인'이 '해소되지 않은 보안 이슈'를 이유로 최근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상장폐지 되는 등 사태 해결까지 거리가 더욱 멀어졌습니다.
 
물론 클레이튼 재단에 해킹 사건의 직접적인 책임을 물을 순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설명입니다. 클레이튼 재단은 브릿지 작동 과정에서 무결성을 따지는 검증인이지, 원본 자산을 묶어두는 볼트 공격 방어에 대한 책임은 없다는 겁니다.
 
다만, 이번 해킹 사건이 장기화 되거나 복구가 되지 않는다면, 클레이튼 신뢰도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카카오(035720)에서 탄생한 클레이튼은 현재 카카오 이름을 내걸고 핀시아와 통합 사업인 '프로젝트 드래곤'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클레이튼 재단과 핀시아 재단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 드래곤' (사진=클레이튼, 핀시아 재단)
 
여기에 투자자 입장에선 오지스에 대한 믿음을 심어준 곳이 클레이튼이란 점에서, 향후 사업에 대한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도 더해집니다.
 
강장묵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클레이튼이라는 유망 기업이 오지스의 밸리데이터로 참여해 왔고, MOU도 맺어 기술 고도화를 한다고 발표하면, 투자자는 그에 대한 신뢰 때문에 투자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해킹 사고에 대해 양사가 계약상 어떤 책임이 있는지를 떠나서, 피해자들은 실체적으로 클레이튼이 MOU 이후 브릿지 보안에 대해 책임은 없었는지 도의적으로 물어볼 수는 있다"고 말했습니다.
 
클레이튼은 이번 해킹 사건으로 인한 자사 생태계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어왔습니다. 다만 오지스와 최대한 협력한다는 방침입니다. 클레이튼 관계자는 "클레이튼 재단은 최근 오지스에서 발표한 복구 대응안이 더 효율적으로 진척될 수 있도록 생태계 및 비즈니스 네트워크 차원에서 최대한 지원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이범종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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