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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14일 17: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새해 증권가 기업금융(IB) 조직 개편과 인사 영입이 최종 마무리됐다. 앞서 지난 한해 증권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와 고금리로 인한 딜 감소를 경험해야 했다. 이에 각 증권사들은 저마다 비교우위에 맞는 조직 정비를 통해 새로운 금융 환경에 적응하고 한편 지난해 부진했던 실적을 반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IB토마토>는 증권가 IB조직 조직 개편 현황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올해 증권가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메리츠증권이 리스크관리와 수익성 회복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메리츠증권은 프로젝트별 조직이 계약기간 단위로 운영되고 발생한 이익을 나누는 방식으로 기업금융(IB) 조직이 운영됐다. 이는 유연한 시장 대응과 과감한 투자로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었으나 내부통제가 어려운 구조적 특성상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사법리스크엔 취약하다는 약점을 갖고 있었다.
(사진=메리츠금융지주)
IB조직 통폐합…내부통제 강화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IB부문 3곳에 대한 통폐합을 진행했다. 앞서 메리츠증권은 기업금융·부동산금융·PF로 사업영역을 구분한 'IB3본부' 체제였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전방위적인 리스크관리에 대한 주문이 이어지면서 보다 효율적인 내부통제를 위한 통합본부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조직개편 결과, 메리츠증권 IB조직은 IB사업본부가 통합 신설됐고 산하 각 본부 조직은 유동화금융사업담당, 복합금융사업담당, 개발금융사업담당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기존 IB사업총괄본부장이 복합금융사업담당을 겸임하고 담당별로는 상무급 인사가 배치됐다.
이번 사업부 통합은 기존 메리츠증권의 사업 체제에 있어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증권업계의 일반적인 관행과는 달리 소위 ‘전문가’로 불리는 집단이 단기간 계약을 맺고 기간 내 최대한의 수익을 내고 그에 맞는 보상이 이뤄지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업구조의 경우 시장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응과 효율적인 인원 구성으로 높은 수익성을 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회사가 사업팀별 사업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이 어려워 내부통제는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증권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IB라고 할 수 있다”라며 “다만 헤쳐모여 식으로 조직이 운영되다 보니 최근 일련의 사태 같은 일이 발생하면 책임 유무가 불분명해지고 사업별 내부통제가 어려워 조직 운영 방향을 리스크 관리 강화 쪽으로 선회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좀처럼 수습되지 않는 내부통제 리스크
사업부 통폐합으로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 메리츠증권이지만 이전 사업 조직에서 발발한 법적 리스크는 좀처럼 해결되고 있지 않은 모양새다. 현재로서는 검찰 수사 대상이 된 인원은 퇴사한 상태지만 메리츠증권의 리스크 관리 압박은 높아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는 지난 1일 직무 정보를 전환사채(CB) 투자에 활용해 사적 이득을 취했다는 혐의로 메리츠증권의 전직 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해당 혐의를 받는 임원은 모 상장사의 CB 발행 관련 투자 업무를 담당하며 직무 정보를 이용, 사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자신들의 자금이 조합·SPC 형태로 후순위 투자되는 사실을 메리츠증권에 알리지 않고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해당 임원뿐만 아니라 같은 팀 소속 임직원도 직원과 가족의 자금을 동원해 투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메자닌 투자 이외에도 부동산금융에서도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은 메리츠증권 임원이 부동산 PF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출 알선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검찰에 따르면 혐의를 받는 A모씨는 부동산 PF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하직원들에게 취득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알선을 청탁했고 부하직원들은 청탁에 따라 다른 금융기관에 대출을 알선해주고 대가를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사업성 VS 리스크 관리…두 마리 토끼 잡기 가능할까
메리츠증권은 성과 중심주의를 기반으로 조직 내 수익률에 따른 파격적인 보상혜택을 제공해 지난 2022년 국내 증권사로서는 유일하게 연간 영업이익 1조원 이상을 달성해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하지만 작년부터 불거진 메리츠증권 내 IB조직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예전 같은 광범위한 IB운영은 어렵다는 진단이다. 실제 지난해 증시 회복으로 대다수 증권사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인 반면 메리츠증권은 주력 사업 부문의 부진으로 하향곡선을 면치 못했다.
대신증권(003540)에 따르면 지난 4분기 메리츠증권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50.4% 감소한 840억원으로 전망됐다. 수수료 부문이 대부분 감소한 것 이외에도 메리츠증권이 주력으로 삼아왔던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과 해외부동산 투자에서의 손상차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상품 운용수익에서 8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부동산 PF에 대해 강도 높은 충당금 적립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 리스크 요인”이라며 “다만 부동산 PF 익스포저 위험도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양호하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장원재 메리츠증권 신임 대표이사 (사진=메리츠증권)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메리츠증권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내부통제 강화로 꼽았다. 지난해 최희문 전 대표 후임으로 메리츠증권의 수장에 장원재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장 신임 대표는 메리츠금융그룹 내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뽑힌다.
장 대표는 메리츠금융지주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로 근무하면서 체계적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그룹 성장의 안정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이전 고수익성을 추구하던 최희문 전 대표와는 결이 다른 인사로 장 대표의 선임은 메리츠금융지주 차원의 리스크관리 강화 일환이란 평가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윤리경영 강화에 나섰다. 이사회 안에 구성된 감사·리스크 관리·보수·임원후보 추천·집행위원회 등 5개의 위원회가 실효성 있게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지 재점검에 돌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만 메리츠증권은 조직개편과 최근 불거진 리스크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해당 사항에 대해 입장을 물었지만 따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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