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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약·바이오 호황기가 다시 시작됐다고 언급될 만큼 국내외 빅딜이 잇달아 성사되고 있다. 통상 신약개발은 10년을 훌쩍 넘는 기간을 바라봐야 하기 때문에 기술이전, 제네릭 등을 통한 매출을 달성하며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활동을 한다. 이 가운데 국내에서 자체 신약 개발에 성공한 이력이 있는 기업들이 최근 다양한 방법을 통해 R&D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IB토마토>는 국내 신약 개발에 성공한 주요 기업들의 R&D 현황과 전략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국내 연구개발(R&D) 명가 굳히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전문의약품 매출 1위 달성과 함께 수익성도 개선해 나가던 상황에서
OCI홀딩스(010060)와의 통합으로 적극적인 R&D 활동을 이어나갈 든든한 지원군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현 체제를 유지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향후 '비만약'을 중심으로 신약개발에 매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한미약품)
전문의약품 매출 확대로 영업이익률 14.09% 기록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영업이익 1506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연도 같은 기간에 1192억원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개선된 수치다. 이는 전문의약품을 기반으로 매출이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국내 매출 5대 전통제약사로 꼽힐 만큼 대규모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 2017년 9166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이후 바로 다음해인 2018년부터 '1조 클럽'에 들어갔다.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1조68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한미약품은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원외처방은 회사가 직접 개발한 전문의약품을 병원에서 처방받아야지만 구매할 수 있는 의약품을 말한다. 통상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처럼 광고선전 활동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마진율이 높다.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해 원외처방 매출이 직전연도 대비 10% 성장한 929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이 직접 개발한 로벨리토, 로수젯, 아모잘탄(고혈압), 에소메졸(위식도역류질환) 등 총 20개의 자체 개발 의약품이 매출에 반영된 것이다.
실질적인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로 보면 한미약품의 영업이익 개선세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한미약품의 영업이익률은 지난 2020년 4.55%(영업이익 49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1년 10.42%(1254억원)으로 개선됐으며, 이어 2022년 11.87%(1581억원)을 거쳐 지난해 3분기 14.09%(1506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27호 신약 '올리타정(표적 항암치료제)'을 탄생시킨 R&D에 진심인 기업이다. 올리타정은 당시 부작용 등의 문제로 2년만에 시장에서 퇴출됐던 바 있지만 27호 신약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만 25개에 달하며, 지난해 비만치료제인 'HM11260C'의 임상 3상도 승인됐다. 한미약품은 최근 신성장동력 키워드를 '비만'으로 꼽은 만큼 수익성 개선을 이어나갈 모멘텀을 마련해놓은 것이다.
OCI홀딩스와 통합으로 R&D 투자 속도 확대
이 같은 상황에서 한미약품이 R&D 명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동력을 찾았다. 바로 OCI홀딩스와의 '그룹 통합'이다. 한미약품은 신성장동력으로 '비만약'을 선택한 상황에서 유동성 자금이 풍부한 OCI그룹에게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에 향후 R&D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는 지난 12일 OCI홀딩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매매 및 현물출자계약, 신주인수계약 체결' 공시하면서 두기업의 본격적인 통합을 알렸다. 공시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과 재단법인 가현문화재단으로부터 744만674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여기에 현물출자로 677만6305주를 받고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643만4316주를 실행해 총 27%지분 매입을 결정했다.
한미약품이 OCI와의 통합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R&D 투자 확대다. OCI그룹은 앞서 2022년
부광약품(003000)을 인수하면서 제약·바이오 산업 진출에 의지를 보였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그러나 이번 한미약품과는 '통합' 키워드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OCI홀딩스의 유동성을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긴 것이다.
OCI홀딩스의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자산 포함)은 1조5619억원이며, 같은 기간 한미약품의 연구개발비는 1363억원이다. 한미그룹의 인수대금을 제외하더라도 신약개발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향후 R&D 투자 확대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OCI홀딩스와의 통합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라며 "신약 개발뿐만 아니라 기술 수출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제약사와 딜을 하게 됐을 경우 (OCI홀딩스와 통합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끝까지 개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경쟁력이 생긴다"라고 답했다.
한미약품이 R&D 개편 없이 현 체제를 유지한다고 밝히면서 '비만약'을 기반으로 한 R&D 활동이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한미사이언스는 비만 프로젝트인 'H.O.P(Hanmi Obesity Pipeline, 이하 HOP)'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간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HOP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총 5종의 치료제를 구축해 놓아 개발하는 걸 목표하고 있다. GLP-1계열 '에페글레나타이드', GLP-1·글루카곤·GIP 등을 동시에 활성화는 '삼중작용제(LA-GLP/GIP/GCG)', 경구용 비만치료제, 근손실과 요요방지 바이오신약, 섭식장애 개선 후보물질, 비만 치료 디지털치료제 등이다.
특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3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IND)를 승인 받았다. 특히 올해에는 임상 3상의 첫 환자를 등록했으며 향후 420명을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 3상의 종료일은 2026년 상반기로 예상하며 향후 3년 내에 국내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국내에서 비만약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 중 가장 빠른 속도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비만 유병률이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어 국민들의 건강이 더욱 위협받고 있다"라며 "한국 제약회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 기술로 개발하는 최초의 GLP-1 비만신약 탄생이 신속하고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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