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코스닥)2차전지가 이끈 '불장'…형 뛰어넘은 동생
코스닥 거래대금 코스피보다 104조 많아
상승률 1위 포스코DX, 902% 올라
2023-12-27 06:00:00 2023-12-27 06:00:00
 
 
[뉴스토마토 김한결 기자] 올해 코스닥 시장은 2차전지 관련주들이 상승을 이끌었습니다. 코스닥지수는 670대로 출발해 950선을 넘어서는 등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는데요. 그 열기로 인해 코스닥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역전하는 사상 최초의 기록 확정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코스닥 상승 동력 '2차전지'…올해 26%↑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지난 22일 854.62포인트로 마쳤습니다. 지난해 말 679.29 대비 25.81%(175.33포인트) 상승했습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올해 개장을 앞두고 '상저하고'를 전망했지만 코스닥은 상반기 출발과 동시에 랠리를 펼쳤습니다. 1월3일 장중에 찍은 660.32이 연중 최저점이었으니까요. 이후 6월30일 868.24까지 29.30% 올라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14.66%의 2배에 달하는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하반기의 시작도 코스닥 지수가 900선을 넘어설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는데요. 7월25일엔 올해 고점인 939.96을 기록했습니다. 26일 장중엔 956.40까지 올랐습니다.
 
9월까지는 횡보하던 지수가 10월엔 700대 초반까지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다만 11월6일 전격 시행된 공매도 전면 금지가 하락세를 돌려놓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사실상 긴축 중단을 선언하면서 800대 중반까지 회복했습니다.
 
올해 코스닥의 상승을 이끈 동력은 에코프로(086520) 등 2차전지 관련주들입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247540) 등 개인 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종목들이 주목받으며 거침없이 상승가도를 달렸는데요. 10만원대에 불과하던 에코프로는 7월말 장중 153만9000원까지 올랐습니다. 2차전지 열풍을 타고 올랐던 지수는 2차전지 약세와 함께 한풀 꺾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주가는 뛰었지만 기업들의 실적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코스닥 12월 결산법인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연결)은 전년 동기 대비 3.49% 증가한 204조579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60%, 43.76% 감소한 8조5146억원, 6조158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포스코DX 연간 상승률 1위…에코프로 4위
 

코스닥 연간 주가 상승률 순위 (그래픽=뉴스토마토)
 
코스닥 종목 중 1년간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포스코DX입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종가 6250원이었던 포스코DX는 지난 22일 6만2600원에 마감하며 901.60% 상승했는데요. 포스코그룹 정보기술(IT)·엔지니어링 계열사로 포스코그룹이 추진 중인 2차전지 소재 및 원료 생산 공장에 스마트팩토리 시스템 등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업종의 상승세도 눈에 띄었는데요. 상승률 2, 3, 5위는 의료 AI 기업인 제이엘케이(322510), 뷰노(338220), 루닛(328130)입니다. 제이엘케이는 올해 603.17%, 뷰노가 599.52% 상승하며 코스닥 2차전지 대장주 에코프로(548.54%)를 4위로 누르고 높은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루닛은 472.74% 올랐습니다. AI 기반 공급망관리 소프트웨어 기업인 엠로(058970)는 7위입니다.
 
이외에 양자암호 테마주 텔레필드(091440)가 453.35%로 6위, 상온 초전도체 테마주 신성델타테크(065350)(373.08%)가 9위에 이름을 올리며 주도주 없는 테마주 장세가 펼쳐졌던 코스닥 시장을 대변했습니다. 8위엔 로봇 섹터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403.34%)가, 10위는 반도체 테스트 분야 부품 및 장비 제조 기업 티에프이(425420)(354.08%)가 차지했죠.
 
올해 코스닥시장 종목 수는 연초 1615개에서 지난 22일 기준 1706개로 91개가 늘었습니다. 지난해 79개가 증가한 것보다 올해가 더 많았습니다. 
 
시총 426조 코스닥, 2082조 코스피 거래대금 넘나
 
(그래픽=뉴스토마토)
 
코스닥 시장이 얼마나 뜨거웠는지는 거래대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연간 거래대금으로 코스피를 역전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22일 기준 올해 코스피 거래대금은 2323조2974억원으로 집계됐는데요. 같은 기간 코스닥은 2427조2368억원으로 104조원가량 더 많습니다.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이 426조원 수준인 것에 비해 코스피가 2082조원으로 5배 큰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입니다. 
 
남은 거래일 동안 큰 변화가 없다면 1996년 코스닥 시장 출범 이후 27년만에 최초로 연간 거래대금이 코스피를 역전하게 됩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적이나 매크로 변수 등보다도 장기 성장, 스토리텔링이 된 업종이 시장의 중심에 있으면서 2차전지, 반도체 후공정 관련된 종목들 등 테마주들이 굉장히 뜨거워지면서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며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을 보면 대부분 2차전지, 반도체, 엔터 관련주로 내러티브 장세가 올해 코스닥의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한결 기자 alway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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