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어려워진 살림살이…빚도 늘었다
가구당 평균 부채 9186만원…전년비 0.2%↑
'순자산' 11년만에 감소…4억3540만원 집계
"노후준비 잘 돼있지 않다" 53.8% 달해
2023-12-07 16:40:08 2023-12-07 18:50:16
 
[뉴스토마토 김유진 기자] 임대보증금 상승 등에 따라 가구당 평균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가구당 '순자산'이 11년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과 집값 하락 등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가구당 평균자산은 5억2727만원으로 전년대비 3.7% 줄었습니다. 반면 부채는 9186만원으로 1년 새 0.2% 늘었습니다.
 
가구의 자산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은 4억3540만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했습니다. 이는 2013년 이후 첫 '마이너스' 입니다.
 
지난해 가구의 평균 소득과 처분가능소득은 전년대비 각각 4.5%, 3.7% 늘었습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3540만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했다. 그래픽은 가구 경제 상황. (그래픽=뉴스토마토)
 
쪼그라든 자산…11년만에 '뚝' 
 
올해 가구당 평균자산은 5억2727만원으로 전년보다 3.7%(2045만원) 줄었습니다. 반면 부채는 17만원 증가했습니다. 순자산의 경우 2022년보다 2062만원 감소했습니다.
 
자산 유형별 보유액을 보면 금융자산 23.9%(1억2587만원)와 실물자산 76.1%(4억140만원)로 구성돼 있습니다.
 
또 가구당 평균부채는 전년대비 0.2% 증가한 9186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수준입니다.
 
부채 항목별로 보면 금융부채가 6694만원으로 전체의 72.9%를 차지했습니다. 임대보증금은 27.1%이며 2492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순자산 증감률은 2013년 -0.2% 이후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최근 3년간 순자산 증감률 흐름을 보면 2021년 14.2%, 2022년 10.0%의 증가율을 보이다, 올해 -4.5%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가구소득이 증가하거나 여유자금이 발생할 경우 여유자금 운용 방법으로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저축·금융자산 투자'는 50.4%, 부동산 구입은 23.9%, 부채 상환은 21.6%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는 2.5%포인트 증가했으나 부동산 구입은 2.4%포인트 줄었습니다. 이는 고금리의 영향으로 주택 구입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불안한 노후…"준비 안해"
 
올 3월 기준 가구주의 예상 은퇴 연령은 68.1세이며 실제 은퇴 연령은 62.7세로 나타났습니다. 가구주가 은퇴하지 않은 가구는 83.0%로 은퇴 후 월평균 적정생활비는 324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가구주와 배후자의 노후를 위한 준비상황이 '잘 돼 있는 가구'는 7.9%에 불과합니다. 반면 '잘 돼 있지 않은 가구'는 53.8%에 달합니다. 가구 2곳 중 1곳은 노후대비가 취약한 셈입니다. 
 
전년과 비교하면 '잘 돼 있지 않은 가구'의 비율은 1.3%포인트 증가했으며 '잘 돼 있다'는 가구는 0.7%포인트 줄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가구주와 배우자의 생활비 충당 정도가 '여유 있는 가구'는 10.5%이며 '부족한 가구'는 58.4%로 집계됐습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3540만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부동산에 붙어있는 거래 광고물. (사진=뉴시스)
 
 
소득 하위 20% 부채 '껑충'
 
소득 5분위별 평균 부채를 보면 소득 1분위(하위 20%)가 전년보다 가장 높은 22.7%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2분위와 3분위는 각각 3.7%, 3.0% 줄었습니다.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부채는 전년대비 0.4% 증가에 그쳤습니다. 그 다음 4분위는 0.3% 증가에 머물렀습니다.
 
부채 점유율도 1분위에서 가장 크게 증가했습니다. 소득 1분위의 부채 점유율은 4.4%로 전년대비 0.8%포인트 늘었습니다. 
 
4분위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24.9%로 나타났으며 5분위는 0.1% 증가한 44.9%로 집계됐습니다.
 
반대로 3분위(16.2%)와 2분위(9.6%)는 각각 0.5%포인트, 0.4%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소득 하위가구일수록 전년보다 부채가 늘어난 경향이 뚜렷했습니다.
 
또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답한 가구는 67.6%로 전년대비 3.2%포인트 늘었습니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금융부채 보유가구 중 7.2%는 지난 1년 중 원금 상환 및 이자지급 납부기일을 경과했다"며 "경과 이유는 '소득 감소', '이자 또는 원금 상환 부담 상승'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원리금상환이 생계에 주는 부담에 대해서는 금융부채 보유가구의 67.6%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고 전년 64.4%에 비해 3.2%포인트 증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집 팔아 허리띠 졸라맨 20대
 
부채 보유액별로 보면 부채 보유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구간은 1억1000만~2억원 미만이었으며 이들은 전체의 16.6%로 집계됐습니다.
 
가구주 연령대별로는 40대 가구의 평균 부채가 가장 높았습니다. 40대 가구의 평균 부채는 1년 전보다 1.6% 늘어난 1억2531만원입니다. 이 중 금융부채는 전년대비 1.8% 감소한 9531만원이었습니다. 임대보증금은 14.2% 늘어난 3100만원입니다.
 
50대의 평균 부채는 1억715만원으로 전년대비 0.4% 감소했습니다. 60세 이상의 경우 전년대비 2.7% 증가한 6206만원이었습니다.
 
29세 이하의 부채액은 전년대비 6.1% 줄어든 4708만원입니다. 금융부채도 6.3% 감소했습니다. 반면 자산은 8.6% 증가한 1억4662만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박은영 과장은 "고금리로 집을 처분하면서 29세 이하 연령층이 전월세로 이동한 모습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 가구당 평균 순자산은 4억3540만원으로 전년대비 4.5% 감소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은행. (사진=뉴시스)
 
세종=김유진 기자 y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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